[카메라포커스] "양돈장 전수조사"…소리만 요란?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17.09.21 09:10

<오프닝>
"양돈분뇨 무단투기로 민심이 들��자
제주도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제주 양돈업 사상 처음으로
양돈농가를 전수조사하겠다는 건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팀이
조사 현장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방역복을 갖춰 입은 공무원들이
돈사 안으로 들어갑니다.

저마다 손에는 조사표와 계수기를 쥐었습니다.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돼지 마릿수를
파악하기 위한 것입니다.

가축이력시스템을 통해 공개한 사육 두수와
실제 현황이 맞는지
일일이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 고주환 / 제주도 생활환경담당 >
제일 중요한 게 사육두수를 다 세라는 것입니다, 도의 방침은.
정확한 사육두수를 파악해보자는 게 오늘의 취지니까...

분뇨 배출량은 얼마이고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이번에 무단투기로 문제가 됐던
숨골이 존재하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 김양보 / 제주도 환경보전국장 >
숨골은 마을 사람들은 다 알 겁니다. 비가 많이 올 때 어느 지역에 숨골이 있더라는 주민 의견을 수합하면서 조사할 계획입니다.

특히 해당 지역주민이 조사에 참여해
진행 과정을 모니터하고 있습니다.

< 송윤건 / 한림읍 금악리 청년회장 >
전체적으로 다 잘되는 농장에 왔는데, 여기도 안 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 보니까 그걸 다른 농장에 적용해보고, 안되는 건 고쳐주면서 ///
코칭해주는 게 행정의 역할이 아닌가...

양돈농가 입장에서도
이번 전수조사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 성낙건 / OO농장 대표 >
열 농가 중에서 아홉 농가가 잘해도 한 농가가 못하면 전체가 말을
듣게 되는데 아홉 농가가 원하는 게 제대로 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
제대로 된 정책을 펼쳐달라는 것입니다.

<스탠드업>
"제주도가 야심차게 양돈장 전수조사를 시작했지만
조사 진행 과정을 들여다 보면
과연 기대했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돈사 내부 구조를 파악하고 조사한다기보다는
양돈장 관계자가 이끄는대로 진행되는 수준입니다.

< 양돈장 관계자 >
모돈 보실래요 모돈? 분만실 보여드릴게요.

건축 현황이나 설계도면 없이
육안에 의해서만 조사가 진행되다 보니
숨어 있는 숨골을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내실있는 조사가 가능하겠냐는 의문과 함께
겉핥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박준범 / 한림읍 금악리장 >
뻔하잖아요. 30~40년 동안 행정에서 주민 제보로만 적발했지...
돼지 숫자 세러 온거라니까요.

축산이나 환경부서 공무원 만으로는
조사단을 꾸리기 어려운 만큼
업무 연관성이 적은 직원들도 차출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돼지 머릿수 세는 것 이상의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 조사 참여 공무원 >
축산과가 주관하고 나머지가 보조하면 괜찮은데 보조 없이 직접 투입되면 개별적으로 공부해야 되니까 어렵지 않을까...

실제 조사 명단에 오른 한 공무원이
다른 행사를 이유로 조사에 불참해
부하 직원이 대신 나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조사 당일 현장에서 급하게 교육을 받다보니
제대로된 조사가 될리 만무합니다.

< 제주시 관계자 >
양돈장에 저 안갔는데요. 어제 행사가 있어서 저희 직원이 갔거든요.

< 조사 참여 공무원 >
축산업무 담당해본 적은 없고요. 전문성이 크게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어느정도 관련 업무는 한 적은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양돈장에
조사 일정을 알려준 것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지적 사항이 있더라도 미리 조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준거나 마찬가지입니다.

< 홍우철 / 한림읍 이장단협의회장 >
시기적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연락하지 말고 그냥 가서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양돈장 전수조사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의 또 다른 핵심으로 꼽히는 게
바로 공공처리시설 확충입니다.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공공처리시설은
42개 농가와 계약을 맺고
분뇨를 수거해 정화한 뒤 방류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은 200톤.

제주도는 410억 원을 들여 오는 2020년까지
230톤 더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 강성균 / 제주시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소장 >
물량 증가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어서 몇년 전부터 증설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있고 조만간 증설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탠드업>
"공공처리시설을 확충한다고 해도
지금의 양돈분뇨 문제가 모두 해결되기는 요원합니다.

늘어나는 처리량보다
여전히 배출량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제주시지역에만
하루에 양돈분뇨가 3천톤 발생하는데
확충된 공공처리시설 430톤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재활용업체가 수거해 퇴비로 만들거나
액비로 발효시켜 살포한다지만
처리난은 말끔히 해소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 분뇨 재활용업체 관계자 >
우리처럼 처리하는 데가 전량 꽉 차 있기 때문에 더 받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처리업체는 없고 돈사는 3~4배 커져 버리니까 농장에서 넘치죠.
///
백 농가면 백 농가 다 넘쳐.

양돈장 전수조사는 추석 이후까지,
공공처리시설 확충은 2020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당장 어떤 결과물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을 기약하기는 더 어렵다는 겁니다.

<클로징>
"양돈분뇨 무단투기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진 바로 그 용암동굴입니다.

지금도 바닥에는 분뇨가 차 있는데요.

이번 제주도의 대책들이 흐지부지 될 경우
이런 동굴들이 언제 어디서나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조승원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로고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064 · 741 · 7766
제보하기
뉴스제보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