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외면받는 '공공미술'
김용원 기자  |  yy1014@kctvjeju.com
|  2017.12.14 08:19
앵커 멘트 없습니다.
해안가 공원변에 있는 조형물.

바다 풍경과 어우러져 지역 명물이 됐습니다.

대중들을 위한 미술, 이른바 공공미술 작품들입니다.

<브릿지:김용원기자>
“관광객 유입과 미관 개선 등을 위해 제주도가 공공미술사업을 도 전역으로 확대했습니다. 공공미술작품들의 어떻게 관리 되는지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깨지고 뜯기고 찢어지는
공공미술작품들, 한 눈에 봐도
관리 상태는 엉망입니다.

공공미술작품이 설치된 서귀포시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법환 포구에 설치된 물고기 조형물.
자세히 보니 타일 조각들이 떨어져나갔습니다.

바로 옆 해녀 조형물도
아예 물고기 몸통이 잘려나가갔습니다.

<인터뷰:최현희/ 경기도 용인시>
"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서 했을텐데 관리가 안되고 있어서
안타깝긴 하네요."

<인터뷰:이상은/ 경기도 용인시>
"이렇게 허술한 부분이 있으면 관광객들이
제주도에 대해 갖는 인식도 안좋아질 것 같아요"


각양각색 마을 벽화가 조성된
제주시 원도심길은 어떨까?

<브릿지:김용원기자>
“무근성 옛길을 그려놓은 벽화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외부 충격 등으로 외벽이 파손돼 있습니다.“

지난해 만들어졌지만,
2년도 채 안돼 틈이 벌어지고
균열이 생겼습니다.

말 조형물이 설치된
고마로. 밤에는 더 가관입니다.

<브릿지:김용원기자>
“야간에도 볼 수있도록 조명시설을 갖췄지만,
고장난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야간 관광 활성화 취지가 무색해졌지만,
사후관리는 나몰라라입니다.

2009년 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시외버스터미널 공공미술프로젝트.
7년여가 지난 지금,
상태가 온전한 작품은 없습니다 .

터미널 콘크리트 외벽은 파손됐고,

할머니와 손자 조형물은
도색이 벗겨졌습니다.

안내판도 부식된 채 한쪽에 처박혀 있고,
그림들도 관광안내소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이펙트>
"그림 있어요 여기. 사진도 있는데 가려졌어요."

터미널 내부에 설치된 작품에도
경찰 홍보 현수막이 붙혀져 있습니다.

<인터뷰:김동규/서울시>
"제주도를 좋아하는 마음을 담은 것 같긴 한데
오래된 느낌이 들어서 개선이 필요한 것 같아요"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포토월은
사진이 떨어지고 녹이 슬면서
철거됐고 그 자리에는 유료주차장이
운영 중입니다.

작품 소유권은 설치 5년 뒤
터미널로 이전하기로 약정됐지만,
별도의 관리 책임 주체를 명시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인터뷰:고명희/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
“보통 기부체납 방식으로 조형물들이 가게 되는데
기부체납 이후에는 관리 주체가 없어지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행정이나 작품 소유주,
그리고 직접 만든 작가들 모두
관리에는 손을 놓으면서
철거되는 작품도 수두룩합니다.


서귀포시 미래를 묻다 프로젝트로
타임캡슐을 보관했었지만,
빗물이 스며들고 조명도 고장나면서
지난해 철거됐습니다.

함께 조성됐던 계단 벽화도
색이 바래져 작품으로서 가치를
잃어 버렸습니다.

<인터뷰:문해리/전라북도>
"형체를 알 수 없는 지저분함?"

주민 수백명의 사진작품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표현했던
1억 4천만 예산의 용담동 아트거리
수명도 3년에 불과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마을 정낭 대신
엉뚱한 철문으로 교체되거나

제대로 된 정보가 없어
설치 이유를 알기 어려운
애매한 작품들도 많습니다.

<인터뷰:류경열/제주시 삼도동>
“(여기 왜 말 동상이 있는지?)전혀 관심 없죠.
여기 매일 돌아다녀도 전혀 관심 없죠. ”


공공기관에 기증된
미술작품들도 방치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브릿지:김용원기자>

경찰청과 시청사에도
찢어지거나 훼손된
사진과 서예 미술작품들이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농협 공판장 벽에 걸려 있던 작품도
각종 오물이 묻은 채 방치되다가 사라졌습니다.

<이펙트>
"그림 없어졌습니다."

산지천에 제주출신 가수를 조명한다며
세운 기념비와 조형물도 3년 만에
자취를 감쳤습니다.

<브릿지:김용원기자>
“이 곳에 있던 조형물이 어디로 갔는지 현장을 찾아보겠습니다.
확인해보니 인근 나무 사이로 이전됐고 수풀이 우거져
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바로 앞에 새로운 조형물을 설치하는데
시야가 가린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씽크:김성수/일도1동장>
"탐라문화광장을 조성하면서 이 조형물이 있으니
사람들이 안보인다고 해서 그게 하나 원인이었고.."

공공미술 참여 작가들은
작가 동의 없이 없어지거나 이전되는
작품들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합니다.

<씽크:김해곤/'혜은이 노래비' 작가>
"아예 없어졌어요. 깨끗하게..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고요.
그 자리에는 전혀 다른 시설물이 들어와 있는거죠.
최소한 작가한테 동의를 구해야죠. 그냥 물건 적재하듯이
쌓아놓은게 아니잖습니까."




전문가들은
제도적 허술함을
공공미술 부실 운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

설치 장소나 작품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고
작품 소유와 관리 주체도 모호하다보니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씽크:김태일/제주대학교 교수>
"공공에서 그 부분에 관련된 일정 책임과
그것을 권고나 강제사항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여년간 도 전역에 6백점이 넘는
공공미술작품들이 설치됐습니다.

최근 제주도가 실태조사 한 결과
이 중 30% 가 넘는 220여 점이
철거나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산만 지원하고 뒷짐만 지고 있던
행정도 뒤늦게야 실태조사에 들어갔습니다.

<클로징:김용원기자>
“지금도 도내 곳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공공미술작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설치만 해놓고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몇 년 후 이 작품들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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