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신음하는 오름
나종훈 기자  |  na@kctvjeju.com
|  2018.02.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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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최근 제주의 오름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를 찾는 탐방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름 훼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늘 카메라포커스는
신음하고 있는 오름들을 돌아봤습니다.
제주의 대표 축제인
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

발이 푹푹 빠질만큼 눈이 내렸지만
탐방객들의 발길은 길게 이어집니다.

20분 남짓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보이는
탁 트인 시야.

<인터뷰 : 차다혜 김정명 /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구에는 이런 풍경자체가 없는데, 새별오름 와보니까 숨이 가쁘긴 해도 좋은 전망도 볼 수 있고 좋은 경험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경관을 뒤로 하고
오름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다른 것들이 보입니다.

풀이 우거진 곳 한쪽으로는
각종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탐방객들이 버린 비양심의 흔적입니다.

<인터뷰 : 신순해 이상보 / 서귀포시 안덕면>
"오염된 데가 많고. 밖에서 볼 때는 괜찮은데 쓰레기 같은거. 특히, 밭 근처에 있는 곳은 비닐같은 거 쓰레기도 여기저기 막 흩어져있고."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용이 누워있는 듯 하다해서
이름 붙여진 용눈이 오름.

매트가 깔린 탐방로 주위로
검갈색 흙이 다 드러났습니다.

정상부에 다가갈 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집니다.

<브릿지>
"보시는 것처럼 탐방로 주위로는
풀들이 자라지 못하고
토사가 쓸려나가고 있습니다.

제주 대부분의 오름을 구성하고 있는 토양은
'송이'라 불리는 화산쇄설물.

일반 암석과는 달리
쉽게 부숴지는게 특성입니다.

TV속에 나오거나
올레길 혹은 지질트레일로 개발되며
이름을 알리게 된
유명 오름일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 심해집니다.

심지어 토양이 암석층으로 된
오름에서도 훼손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름을 좋아해서 오름을 찾을 수록
오름이 훼손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 현원학 /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지표식물들이 사라지게 되죠. 그러면 화산쇄설물층이 드러나게 되고. 또 지속적으로 답압이 이뤄지면 골짜기가 생기게 되고, 골짜기를
/////

방치하면 큰 고랑이 생기게 되고. 그렇게 하면서 점점 원형을 잃어가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과정에서
훼손된 오름들도 많습니다.

장비가 들어가기 위해 길을 내는 과정에서
깊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브릿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과정에서
소나무가 아닌 삼나무 등 다른 나무들도
수없이 잘려나갔습니다."


심지어 오름 한가운데 아파트가 들어서 있거나
과수원 등으로 개간되며 형체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짜릿한 스릴을 즐기기 위한
오름 곳곳 자전거나 산악오토바이 라이딩도
훼손의 주범입니다.


<인터뷰 : 공진영 / 서귀포시 대정읍>
"속상하죠. 계속 이런 자연경관을 유지해야 하는데. 자의든 타의든 계속 훼손되니까. 이런게 사라지면 제주의 고유한 멋들이 없어지니까 그게
/////

제일 걱정이죠."


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는 도너리 오름.

비탈진 경사면 위로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훼손된 상태에서 일정부분이 복원되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인터뷰 : 안충희 / 제주참여환경연대 이사>
"올해 10년째 휴식년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요. 첫 해는 복구 마대를 깔았고요. 거기에 차츰차츰 작은 씨앗들이 날아와서 소나무가 자라고
/////

있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된 연구에 따르면
연간 오름을 찾는 탐방객은 2천200만 명.

지난 1994년부터 오름에 보전지역 지정이 이뤄졌지만
탐방객들에 의한 훼손은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탐방객 스스로 오름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윱니다.

### C.G IN
일명 오름자율탐방관리센터를 통해
자신이 오를 오름을 예약해 수요를 조절하고,
민간기구 관리자로 하여금
오름을 관리토록 하자는 겁니다.
### C.G OUT

<싱크 : 김태윤 /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주말에 집중탐방으로 인한 문제인지, 아니면 비가 온 다음에 나타나는 문제인지 등 오름의 훼손원인과 탐방객의 관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휴식년제가 필요한 오름들을 선정해서 관리할 수 있을겁니다."


제주인들의 피와 땀이 스며있는 곳이라 불리는
오름.

<클로징>“오름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훼손은 금방이어도
복원까지는 수년, 수십년이 걸릴만큼 매우 어렵습니다.

생태학적 뿐만 아니라, 경관적, 문화적, 학술적인 면 등
여러 면에서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오름을 지키는 일.

비단 행정의 노력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탐방객들이 함께 나서야 할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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