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폭설, 도로결빙, 미끄러지는 차량 스케치
< 전희재 / 경남 창원시 >
큰 도로였는데도 중앙선이 잘 안 보일 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 추 진 / 제주시 건입동 >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나면 위험한데 제설차가 다니는 걸 잘 못봤어요.
<오프닝>
"제주섬을 덮진 유례없는 폭설과 한파로
곳곳에서 불편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로 결빙으로 인해
차량 운행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폭설 비상상황을 맞은
제설작업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제설차량 차고지.
차량 위로 눈이 소복이 쌓여 갑니다.
휴게소 난로 옆에서 젖은 신발을 말리는 휴식 시간.
그 달콤함도 잠시,
제설작업 준비로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도로에 뿌릴 염화칼슘을 채워 넣고 출동하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됩니다.
< 부수성 / 제설차량 운전원 >
눈이 와서 온도가 올라가면 바로 제설이 끝나는데 내려가면 결빙돼서 계속 반복해야 되고,..
다시 시작된 도로 위 눈과의 전쟁.
제설 차량이 빠르게 이동하며 도로에 쌓인 눈을 밀어냅니다.
1차로 눈을 밀어내면
다음 차량이 남은 눈을 처리하고 제설제를 뿌리는 방식입니다.
< 부수성 / 제설차량 운전원 >
제설도 하고 살포도 같이 병행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폭설이 내릴 때면
차량 한 대가 하루에 운행하는 거리는
최대 500여 킬로미터.
올레코스 전체 길이인
425킬로미터를 돌고도 남을 정도로
작업량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 김수진 / 제설차량 운전원 >
집에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4시부터 비상이니까 밤 9시까지 일하고
9시 반에 종결해서 집에 가면 10시에요.
늘어난 업무시간에 비해 휴식시간은 줄면서
졸음운전 우려도 큽니다.
< 김성대 / 보조 운전원 >
운전할 때 옆에 말벗 없이 혼자 있으면 졸음이 와요. 요즘 같이 장기간 하다 보면...
사람뿐 아니라 기계도 지치긴 마찬가지.
과다한 작업 탓에 결함도 자주 발생합니다.
< 백원조 / 제설작업 반장 >
과부하 걸려서 오버히팅되고 라지에이터가 부분적으로 터져서
계속 냉각수를 보충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고
동료들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 시간.
저마다 작업 속도와 구간이 달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지만 늘 반가운 시간입니다.
식사와 곁들이는 반주가 그리워도
술 한잔의 달콤함보다는 책임감이 더 큽니다.
< 이기택 / 제설차량 운전원 >
(반주가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여건상 그럴 수가 없잖아요. 내일도 일해야 되고 그러기 때문에 술은 삼가야죠.
집이 주는 안락함보다는
작업 능률을 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김성대 / 보조 운전원 >
(운전원) 교대를 해야 하는데 교대도 안 하고...심지어 저 같은 경우는 집이 멀다 보니까 일주일 동안 여기서 삽니다 살아.
눈을 다 제거하지 못한 아쉬움과 집에 대한 그리움 속에
제설작업의 하루가 저뭅니다.
<브릿지>
"지금은 자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제설작업을 취재한 지 12시간을 지나고 있는데요,
작업 인력들은 불 꺼진 숙소에서 잠들어 있고,
차량들도 다음날 일정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전날 제설작업이 무색하게
밤새 내린 눈이 도로 위로 다시 쌓여 갑니다.
빙판으로 변한 언덕길에는
무리하게 차량 운행을 시도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새벽 3시 30분.
직원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하나둘 출근하고
다시 하루를 준비합니다.
새벽 4시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장애물을 만납니다.
< 황대보 / 제설차량 운전원 >
(일반 차량이) 월동장구를 안 갖춰서 그냥 가다가 도로에 두고 가면
작업하는 데 애로가 있습니다.
출근 시간 전까지
눈 쌓인 도로를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제설차량이 속도를 냅니다.
< 이기택 / 제설차량 운전원 >
개활지에 바람이 막 쳐서 눈이 엄청 쌓여 있거든요. 그걸 뚫어야 돼요.
교통량이 많은 도로 순서대로
제설작업을 진행하고 나면 동이 터 오릅니다.
제주시내 동지역뿐 아니라
서귀포 읍면지역까지 이어진 제설작업.
1년에 며칠만 진행할 뿐, 눈에 띄는 성과가 작아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 강재민 / 제설차량 운전원 >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제설했다고 해서 티 나는 것도 아니고 시민들은 제설이 안 됐다고만 하고... 그게 제일 어렵죠.
그럼에도 도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작업이기도 합니다.
< 백원조 / 제설작업 반장 >
우리가 제설작업을 한 다음에 뚫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자부심이 있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제설작업에는
제주도와 양 행정시에서 46명,
장비는 23대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클로징>
"제주 전역에서 동시에
제설작업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 규모입니다.
그렇지만 느리게 간다고,
늦게 치워준다고 질책하고 재촉하기보다는
양보하며 고맙다고 건네는 인사 한마디가
제설작업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요?
카메라포커스입니다."
조승원 기자
jone1003@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