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시설인 간이 중앙분리대.
행정에서 통용되는 명칭은 무단횡단 방지시설입니다.
<인터뷰:고상익 제주시 도로관리담당>
"간이 중앙분리대라기 보다는 무단횡단 방지시설입니다. 보행자들이 도로를 함부로 건너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만든 도로 시설물입니다."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지금은 어딜가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프닝:최형석 기자>
"무단횡단 방지시설인 간이 중앙분리대는
말 그대로 무단횡단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됐습니다.
교통사고 감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우후죽순 급속히 늘어나면서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간이 중앙분리대가 본격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설치되면서
뚜렷한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2015년 무단횡단 사망자수는 23명으로
전년 31명보다 25% 줄어든 겁니다.
경찰은 간이 중앙분리대를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는 해결사로 지칭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간이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구간은 178개소에 무려 52km에 이릅니다.
<인터뷰:고승희 제주지방경찰청 교통계장>
"2014년 2015년도에 사망사고가 90명대 였는데 2015년에 집중적으로 설치하고 나서 2016년 2017년도에 80명대로 줄었거든요. 이 부분이 보행자 사망사고가 사망사고의 48~5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줄지 않으면 사망사고가 줄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고 전국적으로 간이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있는 상황이고..."
도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입니다.
무단횡단 뿐 아니라 불법 좌회전 행위도 사라져
이전보다 사고 위험에서 안전해졌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오홍규 제주시 화북동>
"아이들 안전에도 좋고 그 다음에 외국인들 와가지고 무단횡단 하는거 그런게 아주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제용민 택시기사>
"옛날에 제주도 어르신들은 그냥 쉽게 넘어오잖아요 경찰차가 와도 그냥 들어오는데 지금을 그러지는 못하잖아요 안전은 많이 확보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보행자의 무단횡단이 아닌
차량들의 불법 좌회전을 막기위해 설치되는 취지가 강합니다.
도로 옆으로 주택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운전자들의 불법 좌회전이 더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간이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건 동지역 만이 아닙니다.
<브릿지:최형석 기자>
"읍면 지역에 간이 중앙분리대가
설치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16년부터 입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도내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새로 설치된 중앙분리대에는 무단횡단금지라는 문구도
선명하게 새겨져있습니다.
하지만 분리형으로 제작돼 조금만 힘을 주어도 쉽게 흔들립니다.
지나치는 차량이 일으키는 바람에도 흔들려 위태롭기까지 합니다.
복원력이 좋은 소재로 제작됐다고는 하지만
충격에 약해 2차 피해마저 우려됩니다.
지난 2016년 12월에는
음주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에 주차된 차량까지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 과정에 중앙분리대는 휴지조각에 불과했습니다.
(2016년 12월 2일 김수연R)
유턴 구간에는 너무 촘촘히 박혀 있어
교통 정체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해 부딪히는 접촉사고도 종종 목격됩니다.
<인터뷰:김창복 택시기사>
"운전자들이 몰라서 직진을 하다가 중앙분리대 만들어 놓은 기둥에 박쳐서 사고나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파손된 중앙분리대를 피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최근에는 중앙분리대 설치 구간이 과하다 싶을 만큼 늘면서
구급차와 소방차 등 긴급차량 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인터뷰:김동혁 한경119센터>
"일단은 돌아서 가야하기 때문에 현장 도착하는 시간이 좀 지체되기 때문에 현장도착 시간이 좀 지연되는 게 부담스럽죠."
실제로 한라병원 앞에는 중앙분리대가 설치됐다가
부분 철거된 적도 있습니다.
<인터뷰:강경수 한라병원 원무팀>
"설치하는 것 봐서 얘기하니까 안된다고 업체에 얘기하니까 업체에서는 공무원과 통화해서... 이거는 응급으로 들어와야되니까..."
관리도 문제입니다.
중앙분리대는 누렇게 먼지를 뒤집어 썼고,
선명했던 노란색 중앙선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색이 바랬습니다.
바닥으로 먼지가 쏠리며 쌓이고 있지만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세척도 못하고 있습니다.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고상익 제주시 도로관리담당>
"아무래도 인력으로 하기는 좀 공간이 좁아버리니까 사고 위험이 있다보니까 청소는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구간을 감안하면 유지보수 등 예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찰은 보행자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고승희 제주지방경찰청 교통계장>
"교통사고 자체가 20% 정도 줄었고 사망사고도 30% 정도 줄었어요. 그런걸 보면 궁극적으로 보면 규제를 하는 시설을 좀 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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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이후
무단횡단을 포함한 보행자 사망자는
지난 2015년 40명에서 2016년 39명, 지난해 38명으로
소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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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분리대를 넘어가다 사고를 당하는가 하면
철재 가드레일까지 넘어 무단횡단을 하다
끔직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클로징:최형석 기자>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간이 중앙분리대를 설치해야 한다는 취지는
충분한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로의 구조적 문제점이나 횡단보도의 위치, 신호 체계 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에서
과연 확대만이 답인지는 고민해 봐야 할 시점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