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시름시름 '담팔수'
나종훈 기자  |  na@kctvjeju.com
|  2018.04.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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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개의 이파리 중 하나는
항상 단풍이 든다 하여 이름 붙여진 담팔수.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에서만 유일하게 자생하는
희귀 상록숩니다.

자생종이면서, 나무도 울창하게 뻗는 특성상
제주에서는 가로수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최근 담팔수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무슨일이 있는지,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요란한 기계톱 소리가
도심에 울려퍼집니다.

톱이 닿는 자리마다
성인 몸통만한 굵은 나뭇가지가
힘없이 툭툭 떨어져 나갑니다.

수십년 세월을 지탱해 온
나무 밑동도 순식간에 잘려나갑니다.

가로수로 심었던
담팔수가 몇해 전부터 고사현상을 보이자
모두 잘라낸 겁니다.

그늘막이 드리워졌던 도심은
휑하게 변했습니다.

<브릿지>
"이 곳 신대로는
1970년대 신제주 건설때부터 심어진
수령이 40년이 넘는 아름드리 담팔수가 줄지어 있는
가로수길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고사목 제거작업으로
절반가량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주민들은
몇 십년동안 커다란 가로수가
역할을 많이 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싱크 : 김광수 / 제주시 연동>
"도시에 가로수가 항상 있어야죠. 그래야 매연도 정화가 되고, 정서적으로도 좋으니까…."
/////

<싱크 : 양희선 / 제주시 연동>
"멀리서 걸어올 때는 멀리서 보이니까 '아 시원하다'라고 느꼈어요. 그런데, 여름이나 비가 많이 올 때는 가로수가 하는 일이 그늘을
/////

만들어주고 비를 약간 피하게 해주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있죠."


이같은 문제는
비단 신대로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용담해안도로와 공항을 잇는 용해로.

도로를 따라 올라오면서 보면
나무 한 면이 아예 누렇게 다 말라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곳 역시
고사한 담팔수 절반가량을 모두 베어냈습니다.

그나마 있는 나무에는
약제주사를 한 흔적도 눈에 띄지만
별 성과가 없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싱크 : 인근 주민>
"여기다 뭐 영양제 놓고 뭐 어쩌구 저쩌구 하던데. (그래도 효과가 없어요?) 없어."

제주도 문예회관도 마찬가지.

몇해 전부터 담팔수가 죽어가더니
결국 얼마전 모두 잘라냈습니다.

그나마 남은 한그루도 언제 잘라낼지
예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1980년대 문예회관 개관때부터
함께 해온 시민들의 그늘터는 사라졌습니다.

<싱크 : 윤춘식 /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 행정지원과장>
"저희들도 행정시 공원녹지과랑 산림조합, 조경업자들 모셔놓고 담팔수를 살릴 방안을 여쭤봤는데, '살릴 수 없다. 죽는다.'라고.
/////

작년 말에 완전히 고사됐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베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서귀포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주 대표 가로수 담팔수에
대체 무슨일이 생기고 있는 걸까?

담팔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 상록수입니다.

자생종이란 탓에
가로수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도내에 심어진 가로수 담팔수는
모두 4천279그루.

수십 년동안 함께 해왔지만
지난 2013년부터 원인모를 고사현상이 발생하며
지금까지 모두 218그루를 베어냈습니다.

### C.G IN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국립산림과학원,
전북대가 합동 조사를 통해
얻은 고사 원인은 '파이토플라스마'라는 병원균.

### C.G change

마치 재선충병처럼
병원균이 담팔수 체관에서 증식해
양분과 수분 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 C.G OUT

관련 약제를 살포해 방제작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문제는 병원균을 옮기는 매개충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

따라서, 매개충을 찾지 못한다면
제2의 재선충병처럼 고사목 확산을 막을 수 없습니다.

<싱크 : 문성호 / 제주시 녹지조성담당>
"작년 5월에야 병원균에 의해 감염됐다고 확인된 상태라서 아직 1년도 안 됐습니다. 이제 이 균을 어떻게 옮기고 있느냐에 대한 연구가 더
/////

많이 필요하고…."


담팔수 자생지로도 유명한 천지연 폭포.

이 곳 역시 얼마전까지
담팔수 고사현상으로 애를 먹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충분한 약제를 투입하고 잘 관리하면서
어느정도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싱크 : 부정심 / 서귀포시 관광지관리소>
"연말부터 영양제 주사도 많이 넣었고, 관리도 꾸준히 하면서 지금은 많이 건강해진 편이에요."

서귀포시청 2청사 주변 담팔수들도
파이토플라스마에 감염됐지만 약제주사를 통해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생육환경이 나무의 생사를 갈랐다고 말합니다.

담팔수가 대량 고사한 지역의 대부분에
아스콘 시공이 되면서 수분흡수를 막고 있다는 것.

<싱크 : 한태완 / 세계유산본부 녹지연구사>
"담팔수가 식재된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어느정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야기죠..그래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받고 생육환경에 의해 자라는게
/////

늦다보니 수세가 약해지고, 수세가 약해지니까 병해충이 발생해서 고사하는 것으로…."


제주의 자생종으로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가로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담팔수.


<클로징>
"흔히들 도시의 품격은 가로수가 결정짓는다고 합니다.

가로수는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뜨거운 햇빛도 막아주고, 공기도 정화해주며
도시민들에게 쉼터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새로운 나무 한그루를 심기에 앞서
우리 곁에서 수십년동안 함께 자라온 가로수 한그루를 가꾸는 일.

지속적인 관심과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기자사진
나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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