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위험한 '미끄럼 방지 도로'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18.05.10 10:04
영상닫기

<오프닝 : 김수연>
"급커브 길과 경사가 심한 도로에는
이렇게 미끄럼 방지 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위험구간에서 차량이 미끌리지 않도록 설치한 건데요.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도내 미끄럼방지 포장도로의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제주시와 서귀포를 잇는 5.16도로.

구불구불, 경사진 도로에서 차량들이
속도를 냈다 줄였다를 반복하며 운행합니다.

운전경력 35년 이상의 베테랑 기사가
조심히 핸들을 잡아보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인터뷰 :김형규/버스기사>
"이렇게 커브 돌아갈 때 여기는 비오면 찍찍 소리가 납니다. 커브를 이렇게 돌아야 하는데 비 오는 날은 저기로 들어갑니다. 미끄러져서 핸들이 안 돌죠."


한눈에 봐도 도로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도로 중간중간 적색으로 덧칠된 구간이 모두 뜯겨있습니다.

<브릿지 : 김수연>
"보시는 것처럼 미끄럼 방지 포장구간이 이렇게 금이 가 있고
심하게 파손돼 있습니다.

표면이 매끄러운 상태로 마모된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들은 이같은 미끄럼 방지 시설이 일반 아스팔트도로보다
위험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인터뷰 :곽영갑/버스기사 >
"커브길에서 뒷부분이 휘청휘청 돌아가요. 천천히 시속 40, 50km로 달려도…. 검은색 시설은 빨간색 위에 덧칠했는데 그건 거의 빙판이라고 해야지…."

<인터뷰 : 한경보/버스기사>
"가보면 도로가 다 패이고 빨간색은 나름대로 눈에 띄니까 조심하는데 검은색은 아스팔트 색이랑 비슷하니까 거기서 사고 요즘 많이 나잖아요."

시내권 또다른 도로도 마찬가지.

지진이 난듯 쩍쩍 갈라져 있고,
커다란 구멍에 아스팔트 도로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포장시설이 모두 닳아 희미해진 구간도 있습니다.

이렇게 마모된 도로가 실제로 얼마나 미끄러운지 측정해봤습니다.

도로 마찰력을 측정하는 간이 장비입니다.

고무판이 달린 추를 떨어뜨려 도로 표면의 저항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장한지 4년이 넘었고 표면 골재도 모두 마모된 도로.
-----TAGA------------
마찰력을 재보니 25bpn이 나옵니다.

반면, 포장한지 일주일된 도로는 80bpn 입니다.
-----TAGA------------
두 도로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인터뷰 : 김성진/교통안전제품 업체 운영>
"기본적으로 조달청에서 미끄럼 저항 시험은 55BPN 이상이 돼야 미끄럼 방지 제품으로 인정해 줍니다. 만약 차가 달렸을 때 보통 고속도로에서 빗길에
-----수퍼체인지------------------
시속 100km로 달렸을 때 (급정거하면) 100m 나간다고 그러잖아요. 55BPN은 그걸 절반 정도 줄여준다고 보면 됩니다. "




-----C.G----------------
국토교통부가 정한 지침에 따르면
마찰력 확보가 중요한 도로는
최소 47bpn 이상의 마찰계수가 필요하다고 돼 있습니다.


미끄럼에 의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일수록 기준은 더욱 높아집니다.
-----C.G----------------
하지만, 이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도로는 거의 없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끄럼 방지 도로의 수명은 길어야 2년 정도.

차량 통행량에 따라 수시로 보수를 해줘야 하는데 거의 이뤄지지 않습니다.

올해 도청과 양 행정시에서 보수한 도로는
5.16도로와 중문동 일대 단 2군데에 불과합니다.

각 동사무소와 자치경찰에서도 사업을 진행중이지만,
극히 제한된 구간뿐입니다.

그나마 이뤄진 보수도 엉망입니다.

5.16도로의 경우,
작년과 올해초 대대적으로 미끄럼 방지 시설 보수가 이뤄졌는데
벌써 수명이 다했습니다.

훼손된 구간은 빠르게 재보수를 해야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 송규진/제주교통연구소장>
"지금 이 상태는 보수한 게 아니라 기존 시설 위에 도색만 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도로가 일반 아스팔트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모되면 일반도로보다 더 미끄러워지고
파손시 포트홀도 더 깊게 발생합니다.


<인터뷰 : 송규진/제주교통연구소장>
"차량 타이어에 굉장히 큰 손상히 발생하고요. 제대로 유지·보수가 안될 경우 오히려 일반 도로보다 미끄럼 현상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겠죠. 그래서 미끄럼
----수퍼체인지---------
방지 시설은 상당히 교통안전에 중요한 시설 중 하나입니다."




이같은 상황에도
제주도 관계자는 도로에 큰 문제가 없다고 답변합니다.

<씽크 : 제주도 관계자>
"저희가 판단할 때는 저희도 계속 왕복 운행하면서 비 오는 날 확인을 했거든요. 시속을 30, 40, 50, 60km 이렇게 밟았어요. 안 미끄러워요."

취재가 계속되자 시공한 업체에 다시 확인해보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씽크 : 제주도 관계자>
"노후화돼서 보강하는 방향으로 했던 건데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이건 작년에 시공한 업체에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클로징 : 김수연>
"도로의 마찰력을 높여 사고위험을 줄이기 위해 설치된 미끄럼 방지 시설.

하지만 제대로 보수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로고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064 · 741 · 7766
제보하기
뉴스제보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