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마늘 종구 '전쟁'... 제주는 ?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18.05.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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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이정훈기자]
"제주 최대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에 나와있습니다.
최근 마늘 수매가격이 결정됐지만 농민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협은 다른 지방의 생산량과 정부 비축량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선 매년 반복되는
마늘 가격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마늘 종구를 생산하는 강경택씨가
이른 아침부터 손님 맞이로 분주합니다.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온 북평농협 직원과 조합원들입니다.

강씨가 생산한 마늘 종구를 구입하기 위해 찾았습니다.

[인터뷰 허인원 / 북평농협 상무 ]
" 써보니까... 품질이 뛰어나고..."

국내 마늘 품종만 10여 종이 넘는 상황에서 물류비까지 부담하며
이들이 강씨를 찾은 것은 품질 때문입니다.

[인터뷰 // / 전남 해남군 마늘재배 농민 ]
"비싸죠.. 그래도 좋은걸 어떡해.. 사야지..여기서 나오는 거 다 사고 싶어...."

강씨가 생산한 마늘 종구는 이미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기도와 강원도에서도 구매 의사를 밝혔지만
생산량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경택 / 마늘 종구 생산자 ]
" 전체 주문량의 60% 밖에 생산하지 못하죠. "

강씨의 씨마늘이 인기를 끄는 것은 남다른 생산 방식 때문입니다.

채종방식의 일반 마늘과 달리 바이러스가 없는 마늘의 생장점을 채취해 배양하는 이른바 '생장점 배양 마늘'입니다.

제주에서는 유일하고 전국에서도 손에 꼽힙니다.

'생장점 배양 마늘'은 바이러스가 적어 잘 자라고 병해충에도 강해
품종 갱신을 원하는 농가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배 / 제주도농업기술원 농학박사 ]
"생장점 배양 마늘은 채종을 통한 씨마늘보다 30%이상 수확량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

이처럼 전국에서 생산자단체가 경쟁적으로 우량 마늘 종구를 찾는 것은 가격 경쟁력 확보때문입니다.

마늘 수입이 증가하고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종구 구입비를 줄여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해섭니다.

[ / 마늘 재배농가 ]
"종구 가격이 거의 절반으로 보면 되죠.. 마늘 농사는"

[ / 마늘 재배농가 ]
"그게 인건비 다음으로 젤로 많이 들어가는 거죠."

[브릿지 이정훈기자]
"이처럼 상당수 마늘 재배 농가들이 종구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농협 등 생산자단체와 행정기관의 노력은 어느 수준인지 살펴봤습니다."

농민들에게 우수한 종자 등을 보급하기 위해 연구 재배하는
농업기술원 원종장입니다.

강경택씨처럼 바이러스에 강한 우량 종구를 생산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마늘에서 생장점 채취 작업이 한창입니다.

올해 안에 4백헥타르 규모를 재배할 수 있는 종구 2억개를
생산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2천헥타르가 넘는 제주지역 마늘 재배 면적을 감안하면
순조롭게 계획이 진행되더라도 20%에 그칩니다.

[인터뷰 김성배 / 제주도농업기술원 농학박사 ]
"올해 처음 시작했고 5년 안에 전부 제주지역에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제주산 마늘 수매가격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대정농협이
지역 마늘 가격 안정과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한 역할은 어느 정도일까?

대정지역 마늘 전체 생산량의 30%를 수매해 산지 가격 지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다른 지방 우량 마늘 종구를 구입해 농가들에게 공급해
생산비 절감 효과를 주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 인터뷰 대정농협 조합장 ]
"생장점 없는 마늘 종구도 2년 전부터 제주에서는 저희가 맨 먼저 가져와 보급했을 걸요. 농민들 교육도 시키고 있고..."

하지만 농가들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농협에서 구입한 마늘 종구 품질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재배농가]
"농협에서 사온 걸 심어보면 어떤 것은 이만큼 자라고 어떤 것은 저만큼 밖에 안자라고 제각각이라서 믿을 수 가 없다."

[재배농가]
"생장점 마늘이라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어.. 농협에서 새 종자를 가져왔다면 잘 설명해야지.. 내가 못들어봤을리는 없어..."

실제 해마다 품종 갱신을 위해 대정지역에서만 백톤 이상의 마늘 종구가
필요하지만 농협을 통해 구매하는 물량은 30%도 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대정농협 조합장 ]
"100톤에서 150톤이 필요하다면 이 가운데 신청하는 구입 물량은
30톤 내외 가져와 보급했을 걸요. 농민들 교육도 시키고 있고..."

농협이 공급하는 품종에 대한 신뢰를 높히기 위해 농민들을 직접 구매처까지 현장동행하는 다른 지방 농협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인터뷰 전남 북평 농협 상무]
"농민들이 직접 와서 보게해서 품종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히는 거죠."

농협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우수한 품질을
값싸게 공급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인터뷰 / ]
"저희 지역은 거의 재배농가의 80%가 농협을 통해 종구를 구입하죠."

[대정 농민회장]
"농협에서 이런 저런 역할을 하지 않아요. 그들이 존재 이유를 모르겠어요. 여신 사업에만 몰두하는 것 같고... 진짜 이런 일을 해야하는데.."

제주산 마늘은 한해 조수익이 9백억원에 이를 만큼 겨울무와 함께
농가소득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우량 종구 확보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요즘,

생산비 절감을 위한 생산자 단체와 농정당국의
치열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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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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