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할퀴고 패이고…상처투성이 '오름'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18.09.1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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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제주의 자랑이자 소중한 자연유산인 오름이
급격한 관광생태계의 변화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오름 능선 곳곳이 벌건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탐방로 주변은 온통 상처로 가득합니다.

식생이 사라지고, 땅이 패이며 물길이 생겨 복원이 불가능해지는
답압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브릿지 : 김수연>
"용눈이 오름 정상입니다.
보시는것처럼 탐방로 양 옆에 수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주변이 모두 파헤쳐져서 보기가 흉흉할 정돈데요.

좀 더 자세히 보시면 이곳이 약 20cm 정도 내려앉았습니다.

탐방로를 쭉 둘러봤더니 대부분 비슷한 상황입니다. "

아름다운 경관을 기대했던 탐방객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 윤일성/오름 탐방객>
"속상하죠. 훼손되면…. 좀 보전됐으면 좋겠어요."


--------수퍼체인지--------------
<인터뷰 : 박성희/오름 탐방객>
"사람들 편의를 위해서 제공하지만 나중에는 그것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이 안 찾는 곳이 되지 않을까…."



5년 전 KCTV 영상자료와 비교해보니
훼손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보입니다.

용눈이 오름의 아름다운 능선은 사라져버렸고
더이상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팻말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오랜 세월 아부오름 앞을 지키던 팽나무도 사라져버렸습니다.

불과 몇년 사이 여러 오름들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렸습니다.

<브릿지 : 김수연>
"이뿐만이 아닙니다.
또다른 이유로 오름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커다란 승합차량이 오름 정상에서 거침없이 질주합니다.

오토바이 무리가 오름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니기도 합니다.

빠른 속도로 오름 위아래를 훑고 내리기를 여러번.

속도 경쟁에 묘기까지 펼치며 풀밭 곳곳에 생채기를 남깁니다.



<브릿지 : 김수연>
"오름 정상까지 차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주변 땅은 모두 파헤쳐져 있는 상탠데요.

차가 지나간 곳에는 제 몸이 모두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의
큰 상처가 나 있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문석이 오름의 모습이
그동안 겪어온 상처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라산 국립공원 인근 돌오름 숲길.

이곳까지 자전거와 오토바이, 차량들이 침범했습니다

깊은 숲속을 거침없이 지나다니며 곶자왈 식생을 무참하게 짓밟습니다.

산 속을 놀이터 삼아 나무 곳곳을 헤집고 다니기까지 합니다.

상식을 벗어난 수준의 행동이지만
이들에게서 자연 훼손에 대한 죄책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씽크 : 나무 뿌리 좋아. 다다닥!>


<인터뷰 : 임희규/제주산삼연구소 대표>
"이게 몇 년에 걸쳐서 하니까 아예 길이 아니었던 곳에 길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한라산 전체적으로…. 보다시피 아예 길이 났으니까 훼손이라면 훼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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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도 잘 안되죠? 길이 한 번 생기면….) 그렇죠.




이렇게 비양심적인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 자전거 동호회 회원>
"한라산 둘레길이라든가 제주 한 바퀴를 이렇게 돌고 싶어 하고…."



<인터뷰 : 오토바이 동호회 회원>
"진짜 산악용 오토바이들은 정말 계곡도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타니까….
엄청 많죠. 제주도 한라산 둘레길…. 뭐 길이 없어도 오프로드 바이크는 타고 갈 수 있어요."

관광객들에겐 위협을 주는 존재,

<인터뷰 : 황태현 이서희/관광객>
"갑자기 이렇게 자전거가 빠르게 지나가면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름지킴이들에겐 골칫거립니다.


<인터뷰 : 정태백/오름 지킴이>
"엉뚱하게도 이상한 길로…. 모르겠어요. 그분들은 길이 나 있는 곳으로 안 다니고
야생으로 이상한 도로로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



행정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오름보전에 관한 조례가 생겨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고는 있지만
출입을 제한하는 세부규정이 없어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제주시 관계자>
"그런 행위 제한을 하거나 처벌을 줄 수 있는 그런 권한이 없거든요."

이에 더해 행정과 공공기관에서 나서 오름을 훼손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새별오름 유래비를 세우겠다며
오름기슭 일부를 절취하는가 하면,

전투씬을 찍는 영화촬영지로 오름 사용 허가를 내주기도 합니다.


<인터뷰 : 들불축제 유래비 공사 관계자>
"공사했다가 너무 낮다고 민원이 들어와서…. (이렇게 크게요?) 이 사이즈예요. 바닥에서 600mm,
60cm 더 올라가는 거예요. (여긴 오름 아닌가요?) 오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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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이렇게 파서 만든 거예요?)
네네. 기존에는 굉장히 낮았거든요.

<인터뷰 : 김태윤/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빨리 법적인 조치를 취해서 오름이 경관 1등급, 2등급 등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행위 제한을 통해서 규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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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행정적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병들어가고 있는 제주의 오름과 자연환경.

청정과 공존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제주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클로징>
"늘어나는 탐방객과 일부 비양심 관광객들로 인해
제주의 오름이 생태학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모두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번 훼손된 오름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한데요.

사라지기 전에 지켜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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