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제 기능 못하는 저류지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18.10.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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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 이정훈기자 ]
"지난 2007년 태풍 나리 내습으로 제주지역 곳곳에 침수피해가 발생하자 하천 범람 피해 예방을 위해 저류지가 조성됐습니다.

지금까지 3천억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240여개 저류지가
설치됐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는 제주지역 저류지 운영실태를 점검했습니다."

하늘이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고 나무는 강풍에 휘청거립니다.

지난 주말 제주를 강타한 태풍 '콩레이'는 제주 전역에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한라산에만 700mm 이상의 비가 내렸고

제주시에는 하루 동안 310mm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제주기상청 관측 사상 일일 강수량으로는
지난 2007년 태풍 '나리' 때 420mm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입니다.

시간당 40mm 안팎의 폭우에 도로와 집 등 60여 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지난 8월 태풍 '솔릭' 때 입은 피해를 채 복구하지 못한 곳은 추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하천이 범람하거나 큰 침수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
저류지의 역할이 한 몫 했습니다.

[브릿지 이정훈기자]
"이처럼 저류지 대부분이 한라산 계곡 주변에 설치됐습니다.
집중호우로 빗물이 내려올 때 이를 분산시켜 하천 범람을 막는겁니다. "

실제 한라산에는 7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중산간에 위치한
한천 저류지가 수십만 톤의 비를 수용했습니다.

CG- in
제주시는 한천과 병문천 등 도심 4대 하천 상류에 만들어 놓은 저류지가
백만 톤이 넘는 빗물을 가두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CG-OUT

[브릿지 이정훈기자]
"이처럼 저류지가 하천 범람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서귀포 시내를 관통하는 유일한 하천인 동홍천.

과거 도로 침수나 주택파손 등의 피해를 입혀 2012년부터 하천 주변에 7만5천여 제곱미터 규모의 저류지가 조성됐습니다.

43억원이 투입돼 조성된 저류지는 태풍 내습때 어떤 역할을 했을까?

제주에 태풍 '콩레이'의 영향이 가장 컸던 지난 주말.

한라산에 700mm 이상의 비를 퍼부었지만 동홍천 저류지로
유입되는 빗물은 거의 없었습니다.

불어난 계곡물을 저류지로 끌어오기 위한 유입로는
걸어서 다닐 수 있을만큼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이경용 / 제주도의회 도의원 ]
"저류지 목적으로 만들었으면 저류지 기능을 해야되는 것이 맞는 것이고 저류지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이 것은 엄청난 예산 낭비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저류지에 물이 차지 않는 것이 이번 태풍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고은우 / 서귀포시 동홍동 ]
"한번은 찼어요. ( 그 이후는요?) 이후에는 그런 적이 없던 것 같던데..((물이) 차면 그만큼 나무 잎이 쌓여서 다 알 수 있어요."

또 저류지 주변 주택들은 여전히 집중호우때마다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지역 주민 ]
"여기 길이 비가 오면 비가 엄청 내려와. 저기 대문이지만 건너지를 못해요."



10년 넘게 관광농원을 운영하는 조재권 대표.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지만 비소식이 들릴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지난 달에 내린 집중 호우로 주차장은 물론 건물 안으로
빗물이 들이닥치며 큰 곤혹을 치러야했기 때문입니다.

[브릿지 이정훈기자]
"침수 피해를 입었던 관광지 인근 이 곳에는 이처럼 대규모 저류지가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전혀 기능을 하지 못했습니다."

조 대표는 수십억원을 들여 주변에 저류지를 조성하고도
침수 피해가 반복해 나타나는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조재권 / 제주관광허브동산 대표 ]
"비 올때 나와서 물이 어디로 모이는지 어디로 흐르는 지만 봤으면 이런 일 안나요."


백억원이 넘게 투입된 또다른 저류지들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습 침수 피해지역이 이 곳은 113억원을 투입해 만5천여 제곱미터의
저류지 3곳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도로가 불어난 빗물로 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상황에도
정작 저류지에는 빗물이 유입되지 않았습니다.

빗물을 유입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연호 / 제주도의회 도의원 ]
"지금 이곳 깊이나 (저수) 용량이 상당히 넓게 시설됐는데 주변의 빗물을 이 곳으로 유인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요.)"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조성된 저류지는
하천과 도로변, 자연재해위험개선 지구 등
모두 243개소에 이릅니다.

이 곳에 쏟아부은 예산만 2천974억원에 달합니다.

제주도는 태풍 피해 상황 보고때마다
하천 범람 예방에 저류지의 효과를 강조하며
정부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저류지를 확대하는 것 못지않게
제 기능을 못하는 저류지의 원인을 파악하고
설치 효과를 극대화할 수 방안을 찾는 일이 시급함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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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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