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썩어가는 제주바다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18.11.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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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우리네 일상에서 쓰고 버린 하수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심한 악취를 풍길 뿐만 아니라
바다 환경까지 위협한다고 하는데,
그 실태가 어떤지
카메라포커스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제주시 18개 동지역의
하수가 유입되는 도두 하수처리장.

하루 13만톤 가량의 하수를 정화해
바다로 방류하고 있습니다.

고도의 정화과정을 거치도록 돼 있는데
그 물은 정말 괜찮은 걸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에서 800여 미터 떨어진
앞바다까지 나가 봤습니다.

다이버들이 장비를 챙기고
깊은 바다로 잠수합니다.

<브릿지>
"조금 전 전문 다이버 2명이
도두처리장 앞바다로 뛰어 들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처리장에서 정화 과정을 거쳐 방류된
수질 상태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수심 약 20미터 바닥까지 내려간 곳에
지름 1미터 크기의 방류관이 보입니다.

하수처리장에서 정화한 물이
바다로 흘러 나가는 통로입니다.

그런데 공장 굴뚝의 매연처럼
뿌연 물이 쉴새 없이 솟구칩니다.

주변 바닥에는 정체 모를 회색 침전물이
두텁게 쌓여 있습니다.

해초 한 포기조차 보이지 않아
마치 바닷속 사막처럼 보입니다.

< 김윤석 / 스쿠버다이버 >
여전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바닥에는 거의 생물들이 살지 않고 분진물 같은 뻘들이 가득 쌓여 있어요. 그래서 시야도 굉장히 안 좋고...

이 곳에서 불과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바닷속에
연산호 군락이 화사하게 펼쳐진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아우성입니다.

마을 주변에 있는 포구에도
침전물이 뻘처럼 넓게 깔려 있다며
처리장의 정화 능력을 의심합니다.

마을 전체에 하루종일 악취가 풍겨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 이용림 / 도두동 신사수마을회장 >
지역주민들도 좋은 공기를 마실 권리와 의무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뱃속에서 그런 냄새를 맡았고, 지금도 자랄 것이고...

다른 하수처리장의 상황은 어떨까.

오수 역류사태를 부른
신화역사공원과 연결된 대정 하수처리장.

마찬가지로 1킬로미터 떨어진 바닷속에는
굴뚝 모양의 방류관이 설치돼 있습니다.

탁한 물 주변에는
하수에 섞인 찌꺼기를 먹이 삼는
작은 물고기들만 헤엄치고 있을 뿐입니다.

물질을 생업으로 삼는 해녀들이
하수처리장을 원망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 강순자 / 상모리 어촌계 해녀 >
옛날에는 물건(해산물)이 엄청 많았는데 이제는 물건이 없어요. 거기 가면 옛날에는 10만 원, 5만 원도 벌었는데 이제는 1만 원도 못 벌겠어요.

지난 7월 기준치를 초과한
하수가 방류된 것으로 드러난
보목 하수처리장 앞바다도 살펴봤습니다.

침전물이 잔뜩 가라앉은 바다는
생명력을 잃었고
해녀들은 일터를 잃었다고 토로합니다.

< 강기옥 / 보목동 어촌계 해녀 >
해삼 자라는 곳에 (종자를) 뿌렸는데 하나도 성공을 못했어요. 그때는 종말처리장 피해라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분명히 이것은 종말처리장 피해다.

특히 보목동은
자리 조업으로 유명하지만
하수로 인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합니다.

< 한근호 / 보목동 어민 >
자리돔 잡는 어업인들은 저기서 잡는 수확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저쪽에서는 수확이 없어요.

<브릿지>
"그런데 문제는
앞서 살펴본 처리장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과다한 하수가 유입되며
처리난을 겪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올 들어 지금까지
도내 하수처리장에 유입돼 처리된 하수는
하루 평균 21만 6천여 톤으로
전체 시설용량의 90%를 넘습니다.

처리장별로 보면
판포는 이미 시설용량을 넘었고
도두는 처리율이 99%로
포화에 임박한 상황입니다.

대정은 88%, 남원 87% 등으로
전체 처리장 가운데 절반이
적정 처리용량인 80%를 넘고 있습니다.


처리용량이 남은 곳에도
큰 비가 내리면
하수와 함께 유입돼
초과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 강봉국 / 제주하수운영과장 >
우수가 많이 들어오다 보면 처리장에서 처리는 하는데 기준치에 맞추지 못해서 실제로 법적 기준치를 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루에 유입되는 하수를
겨우겨우 처리하며
버텨내고 있는 것입니다.

처리장 일부 시설이 가동을 멈출 경우
연쇄적인 처리난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 황준오 / 수질관리 컨설팅 용역 업체 >
여유가 없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부족하다보니까 근무자들이 항상 24시간 긴장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들이 어렵습니다.

계획적이지 않은 하수처리 계획이
지금의 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김정도 /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 >
인구, 관광객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긴 할텐데 예측이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정 차원에서 어떠한 계획, 정책, 예산 편성을

///
하지 않아왔던 것들이 이런 문제를 가중시키고 폭발력 있게 만들지 않았나 보고 있습니다.

결국 유일한 해결책은
설비를 증설해
처리용량을 늘리는 방법 뿐.

제주도는
부랴부랴 시급한 순서대로
처리시설을 증설하기로 하고
늘어난 인구에 맞춰
하수처리 계획의 새판을 짜고 있습니다.

< 강창석 /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 >
(현재 24만톤에서) 2020년까지는 34만 8천톤, 2035년에는 43만 3천톤까지 연차별로 증설해 나갈 계획입니다.

처리 속도가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청정 제주바다를 위협하고 있는 하수.

<클로징>
"행정이 늦게나마
처리장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몇년 동안은
하수 처리난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정이 시급한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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