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밀렵 '극성'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18.11.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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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포커스>
<인트로 영상 10초>

<오프닝 : 변미루>
“수렵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제주 전체의 3분의 1이 수렵지역으로 지정되는데요. 건전하게 사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불법적으로 야생동물을 잡는 밀렵꾼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잔인해지는 밀렵의 실태를 카메라포커스가 추적합니다.”

<싱크 : 장호진 /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제주도지부 사무국장>
"제보받고 현장대원하고 출동하는 겁니다. 야생동물은 겨울에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제일 활동이 많아요."

밀렵감시단이 거친 야산을 헤치고 무언가를 찾습니다.

막다른 곳에 다다르자 동물 사체가 발견됩니다.

제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 오소립니다.

밀렵꾼이 놓은 불법 도구인 올무에 걸려 꼼짝없이 죽었습니다.

<싱크 : 한상훈 /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제주도지부>
"목이 걸려서 바로 죽은 것 같습니다. 다른 동물이 와서 뜯어먹은 것 같아요. 멧돼지나 이런 게.

주변에서 계속해서 올무가 발견됩니다.

도망가려고 할수록 더 목을 조여 오는 잔인한 도구.

<싱크 : 한상훈 /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제주도지부>
"이 올무는 (설치된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어요.
(주변) 나무들이 마르질 않았어요."

<스탠딩 : 변미루>
“이 일대에 올무가 설치된 곳마다 이렇게 빨간 끈으로 표시가 돼 있는데요. 밀렵꾼들이 위치 확인을 위해 묶어놓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다른 신고가 들어와 수색을 벌입니다.

<싱크 : 강성민 /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제주도지부>
"네 다섯 마리는 (이미) 가져갔어요. (이것도 가져간 거예요?) 그렇죠."

몇 미터 옆에서 노루 사체가 발견됩니다.

<싱크 : 강성민 / 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제주도지부>
"요즘 날씨로 봤을 때 (올무에 걸려 죽은지) 20일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발버둥치니까 와이어가 마찰 때문에 많이 상해있죠."

<스탠딩 : 변미루>
“야생동물이 다니는 길목에 설치된 올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나뭇가지로 주변을 막아놔서 올무를 통해서 밖에 다닐 수 없게 만들어 놨습니다.”

덫에 한 번 걸리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기적적으로 발견돼 목숨을 건지더라도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출처 =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인터뷰 : 김윤기 /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올무나 창애는 산 속 깊은 곳에 동물이 이동하는 통로에 설치되기 때문에 발견이 안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고요.

///////수퍼체인지

저희 센터에 들어왔을 때 심하게 다치거나 다리가 절단되거나
치료 중에 폐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6년 전 밀렵으로 크게 다친 어린 오소리는
치료를 받는 동안 야생성을 잃어
지금까지 좁은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단속 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들판에서 자유롭게 사냥을 즐기는 사람들.

단속반이 급습해 포획물을 확인합니다.

최근 수렵제한지역에서 포획이 금지된 암꿩을 잡던
60대 남성이 적발됐습니다.

<싱크 : 밀렵감시단원>
"차 안에 좀 볼께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게 뭡니까?
한 번 꺼내보세요. 까투리(암꿩)네요."

* 출처=야생생물관리협회 밀렵감시단 제주도지부

밀렵은 더 과감해집니다.

겨울잠을 자러 굴을 파고 들어간 오소리의
보금자리까지 파헤친 겁니다.

오소리 가족을 한꺼번에 잡으려고 파낸 깊은 땅굴.

<싱크 : 김경오 / 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제주지사 사무국장>
"창으로 찔러서 잡거나 개를 투입해서 제압하거나, 둘 중 한 방법으로 일가족을 잡아내는 거예요. 최소 3마리 이상 잡아갔다고 봐야죠."

<스탠딩 : 변미루>
“오소리굴 주변에는 이렇게 작업을 하고 버린 듯한 옷과 장갑,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또 흙을 보시면 이렇게 수분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파헤쳐진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굴과 이동 통로도 밀렵꾼의 표적이 됐습니다.

<싱크 : 김경오 / 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제주지사 사무국장>
"여기서 나오다가 오소리가 걸리게끔 굴 입구에다 설치한 거예요. 해마다 (굴 작업을) 하다보니까 이렇게 찾아다녀요."

이렇게 몰래 포획한 야생동물은 대부분 밀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싱크 : 수렵인>
"(밀거래) 하는 사람들은 대대적으로 해요. 판로가 하여간 기가 막혀. 거의 다 상습이죠 뭐. 오소리는 아무나 못 합니다."

오소리 거래가 의심되는 건강원을 찾아가봤습니다.

<싱크 : 건강원 관계자>
"자연산 (오소리를) 해봐도 우리가 1년에 10마리 정도 하는데,
큰 거 잡으면 좀 더 받기도 하고 100만원 선에서 왔다갔다 합니다."

이같은 명백한 범죄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싱크 : 김경오 / 전국수렵인참여연대 제주지사 사무국장>
"이 밀렵이라는게 팔고 사는 자체도 너무 은밀하게 이뤄지다보니까 단속반이 아무리 정보를 캐려고 해도 힘들어요.

///////수퍼체인지

벌금이 그렇게 세지 않다보니까 거의 그걸 각오하고 하는 거죠."


최근 5년간 제주에서 수거된 불법 포획도구는 428개.
하지만 단속에 적발된 인원은 12명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결국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 윤영민 /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
"향후 10년 20년 후에 먹이사슬 관계에서 특정 개체가 없어진다면 생태계 교란이나 혼란으로 인해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할 겁니다."

일그러진 보신문화와 이기적인 돈벌이 행태가 만들어낸 밀렵.

<클로징 : 변미루>
“누군가의 탐욕으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제주의 야생동물들. 밀렵에서 밀거래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지 않는다면 야생동물의 겨울나기는 언제까지나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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