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귀한 손님이 어쩌다가..."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19.02.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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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이정훈기자]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제주를 찾는 철새는 때론 멋진 군무를
선보이며 제주의 볼거리를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매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운털이 박히기도 했죠.

최근에는 이들 철새들이 농작물에도 피해를 주며 농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서는 철새로 인해 농작물 피해는 어느 정도이고
상생 해법은 없는지 취재했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브로콜리 수확 현장입니다.

하지만 농민들 표정에선 수확의 기쁨보다 허탈감이 감돕니다.

대부분의 브로콜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뜯겨져 있어
거둬들일 것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브릿지 이정훈기자 ]
"이처럼 잎이 다 떨어져 버린 브로콜리는 더 이상 자랄 수 없어
상품성이 떨어집니다."

과일무를 재배했던 주변 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무청으로 뒤덮였던 무밭은 한 순간에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문기범 / 서귀포시 대정읍 농민 ]
"인근 밑에 밭도 어제, 그제 3일 전에 브로콜리를 심으면서 다 먹어버려서 오늘 또 심는다고..."


땀흘려 지은 농사를 하루 아침에 망친 범임은 바로 철새입니다.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각 무밭을 찾았습니다.

짙은 어둠이 내린 밭 한가운데 작은 물체들이 무리를 지어 있습니다.

조그만 인기척에도 놀라 날아가거나 동작을 멈추며 주변 경계를 살핍니다.

간밤에 새들이 지나간 무밭은 더욱 처참합니다.

농작물 잎은 다 뜯겨졌고 배설물이 곳곳에 남았습니다.

[인터뷰 문한홍 / 서귀포시 대정읍 농민 ]
"큰 밭 거의 3천평되는 (농작물을) 하루에 싹 먹어버려서.."

이 지역에 피해를 준 새들은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제주를 찾는 흰뺨검둥오리들입니다.

용수리나 하도리 철새도래지 등지를 찾았지만 수년 전부터
도래지를 벗어나 해안가에 머물다 주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창완 /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 ]
"용수 저수지에 가보면 보통때는 3천 마리 이상 있어야 하는데 지금가면 백 여마리 정도...이들이 다 어디갔느냐 전부 바닷가로 나와있어요."

이 같은 농작물 피해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데요.

cg-in
제주도에 따르면 야생동물로 인해 피해 면적은
1.58킬로제곱미터에서 3년 사이 2.31제곱미터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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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꿩이나 노루 ,멧돼지 등이 피해를 주었는데 철새들까지 가세하며
피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노루와 멧돼지 등은 유해 조수로 개체수를 조절하고 있지만 철새들은 천연기념물인 경우도 있어 포획이 여의치 않습니다.

한때 폭음기 등과 함께 새들이 두려워하는 맹금류의 울음소리를 확성기로 들려주는 청각장치 등이 설치됐지만

효과가 크지 않고 인근 주민들의 소음 민원 제기로 운영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 장호진 / 제주도 야생생물관리�常� 제주지부 사무국장]
"저희가 현장 갈때는 주위에 펜션, 타운하우스, 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신고나 제보를 받고 출동을 했습니다."


농정당국에선 피해 농가들에게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을 권고해
보상하고 있지만 해마다 지원 예산이 늘어나면서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브릿지 이정훈기자 ]
"일부 조류 전문가들은 폭음 장치를 이용해 철새를 쫓아내는 충격요법이나 농작물 재해보험이 피해를 막는데 한계를 보이면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철새는 주로 도래지에서 겨울을 나고 떠나는데
최근 각종 개발로 먹이가 없어지고

AI 방역 등으로 수난을 겪으면서 오히려 해안가로 이동해
인근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먹이가 없어진 철새가 무리로 원거리 이동할 경우
조류인플루엔자가 오히려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래지 등에서 철새 먹이주기 사업이 AI 확산 방지나 농작물 보호에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강창완 /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 ]
"서산 (철새 먹이주기 사업은) 궁극적인 목적은 새들을 살찌게 만들어야 질병에 강해지고 병도 안걸린다. AI에 안전하면 사람도 안전하게 되니까
철새들에게 매년 먹이를 주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농작물 피해와 AI 주범으로 전락해버린 철새들이
겨울철 귀한 손님으로 대접 받을 수 있도록
방역과 이동 제한 조치외에도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기자사진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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