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세금 먹는 인조잔디'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19.03.2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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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이정훈기자>
"10여 년 전 정부가 지원금까지 줘가며 학교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게 붐이었습니다.

몇년 전부터는 내구연한이 지난 잔디 교체에 매년
수십억원의 교육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하지만 부실한 잔디관리로 엉뚱한 혈세가 낭비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취재했습니다. "

인조잔디가 깔린 학교 운동장입니다.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잔디 구장이 군데 군데가 누렇게 변했습니다.

겉잔디와 속잔디가 다 마모되면서 충전재인
규사와 고무분말이 밖으로 드러난 겁니다.

완충재 부족으로 운동장이 딱딱해져 운동을 즐기는 많은 학생들은
부상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당분간
운동장 잔디 교체를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인조 잔디를 설치한 지 오래지 않아 교육당국이 제시하는
교체대상 기준에 못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순구 / 한림공고 교장]
"우리 교육청의 지침이 인조잔디의 (내구연한이) 7년이기 때문에 빨리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는 (교체를) 건의해 본 적이 없고..."

CG-IN
제주도교육청은 해마다 잔디의 설치 기간과
유해물질 검출 여부, 그리고 노후화 정도를 기준으로
우선 교체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24억원을 들여 4군데 학교 잔디를 교체하는데
앞으로 5년 동안 학교 잔디 교체에만 174억원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CG-OUT

[인터뷰 김민호 / 제주도교육청 체육교육총괄 ]
"그 학교에서 사용자들이 사용에 따른 불편함이나 마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청을 하면 저희들이 현장 실사를 통해서 교체 수준이라고 판단이 되면 교체를 하고요. "




상당수 학교가 교내 스포츠클럽 활성과 운동장으로
잔디 노후화와 교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설명은 조금 다릅니다.

잔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잔디 수명이나
학생들의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누워있는 잔디를 세워주는 브러쉬 작업은 표면을 일정하게 메워주는 효과와 딱딱해지는 답압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헌 / 인조잔디 관리업체 대표 ]
"일반적으로 (잔디) 파일을 세워주는 드래그 브러쉬나 로타리,콘트라 브러쉬 등 3종류의 브러쉬가 있는데 이 것을 주기적으로 사용했을 경우
최대 16년까지 (수명) 연장이 가능합니다. "






CG-IN
실제 제주도교육청이 제작한 운동장 유지 관리 편람에 따르면
인조잔디 수명은 8년이지만 적절한 유지관리를 통해
최대 16년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CG-OUT

[브릿지 이정훈기자]
"정기적으로 관리가 잘된 인조잔디 운동장의 경우 장기적으로
예산 절감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CG-IN
주기적으로 잘 관리할 경우 철거와 설치 비용 등
학교 한 군데만도 평균 10억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CG-OUT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선 이 같은 잔디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업체와 계약을 진행하면서 시설 하자외에 잔디 유지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고성혁 / 탐라중학교 행정실장]
"2년 동안은 문제가 됐을때 업자가 (제주에) 자주온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는 와서 (브러쉬) 작업을 해주겠다고 공사할 때 장비도 오거든요."


잔디 업체 대부분이 제주에 없는 경우가 많아
제때 관리를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전화인터뷰 인조잔디 업체 관계자]
"입찰할 때 유지 관리부분까지 받고 싶으면 입찰 공고문 상에 기재가 돼야하죠. 운좋게 낙찰받은 업체는 세세한 계약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죠."




이처럼 대다수 학교가 사실상 인조잔디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내구연한을 채우지 못하고 철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부실한 잔디 관리로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학교별로 제각각 진행되는 잔디 구매와 유지관리를
교육당국이 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지관리가 필요한 학교를 묶어 공동 발주를 통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부실 계약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동시 다발적으로 설치한 인조잔디 운동장의 교체시기가 다가오면서
지방 교육재정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실한 잔디관리는 학생들의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인조잔디가 세금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도록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기자사진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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