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취재수첩] 빈집 활용방안 찾아야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19.03.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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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부장>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도내 빈집이 1.3%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1%대라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수를 따져보면 3천 채 정도 되는 규모입니다. 생각보다 빈집이 많아서 이 문제를 그냥 둬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겠습니다. 조승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우선 빈집 여러 곳을 둘러봤던데 실태가 어떻던가요?

조승원 기자> 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도내 빈집은 3천채가 조금 안 됩니다. 정확히는 2천 9백 25채인데요, 빈집은 1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으로 정의됩니다. 전기나 수도 계량기를 통해 1년 이상 사용량이 없으면 빈집으로 보고 있는 건데요,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임차인을 찾지 못해 비어있는 미분양주택도 들어 있고요, 나머지 절반은 앞서 리포트에서 보여드렸던 단독주택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몇 십년씩 방치되고 있어서 폐가, 흉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오> 제주 부동산시장이 요즘 들어 시들해지긴 했지만 최근 몇년 동안 뜨거웠잖습니까? 빈집들이 인기였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왜 이런 빈집들이 생겨나고 있는 걸까요?

조> 취재 과정에서 다양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우선 홀로 사는 어르신이 오래된 집에 거주하다가 고인이 된 경우 자녀들이 그 집을 처분하지 않고 두는 경우도 있었고요, 직장 출퇴근, 학교 등학교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서 비어있는 집도 있었습니다. 또 집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과정에서 형제, 친지 간에 재산 분할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정리되지 않고 집이 방치돼 버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오> 그렇게 생긴 집이 비어있는 것은 문제랄 게 없지만 빈집들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가 적지 않다면서요? 어떤 게 있을까요?

조> 가장 먼저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집이 낡으면 외부 충격에도 약해질 수 밖에 없는데요, 실제 동문시장 부근에 있는 한 빈집은 지난해 태풍 당시 집이 파손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했다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빈집 대부분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어서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 등 탈선현장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빈집 앞을 오가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하나 둘 버리면서 집 내부가 쓰레기로 가득 차 있던 곳도 있었는데요, 현장을 같이 둘러 본 자치경찰은 집 내부를 가득 채운 쓰레기를 보고는 한 두 사람이 버린 게 아니고 몇년 동안 여러 사람이 버린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습니다.

오> 단순히 집이 비어있는 게 아니라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가 적지 않네요, 그렇다면 이런 빈집들을 이대로 둬야 할까요? 뭔가 활용 방안이 없을까요?

조> 그런 생각에 착안해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2013년 출범한 폐가살리기 사회적협동조합이란 곳입니다. 오래된 폐가를 찾아 정비하고 수리해서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폐가가 개인재산이다보니 소유자 동의를 얻거나 정보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하는데요, 제주연구원 고태호 박사는 자산관리신탁공사에서 이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빈집이 필요한 사람과, 빈집을 소유한 사람을 이 기관에서 연계해주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방안인데요, 지난 2017년 수립된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이 자산관리신탁공사가 포함돼 있지만 아직까지 진척은 없는 상황입니다.

오> 그렇다면 행정도 그런 문제점을 모르지는 않을텐데요. 제주도나 행정시는 어떤 정책을 갖고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조> 지난해 빈집 정비 정비 특별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제주도 또한 관련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빈집 정비 사업을 해 왔는데, 그 수가 1년에 20채 정도에 불과합니다. 빈집 소유주가 동의하지 않기도 하고, 소유주를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빈집이 개인재산이어서 행정이 강제하거나 개입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나마 제주도가 한국국토정보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다음달부터 빈집 실태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올 연말 쯤에는 철거나 정비 대상을 분류해서 활용계획을 마련한다고 하니까 이 사업을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오> 늦게나마 행정이 움직이고 있는 점은 다행이네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소한 잘못을 그대로 두면 점점 나쁜 상태로 커진다는 이론인데요, 지금은 1% 남짓한 빈집이지만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수가 불어나기 전에 문제를 막아야겠습니다. 조승원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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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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