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방치된 폐교 흉물로…관리 허점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19.04.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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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교과 수업이 한창이어야 할 시간에 유독 조용한 학교,
바로 폐교입니다.

이런 폐교가
도내에만 서른 곳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카메라포커스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한경면 신창리에 있는 낡은 건물.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나무가 건물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출입구는 모두 차단된 채
사람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1998년 폐교한 신창중학교입니다.

건물 면적만 2천 제곱미터에 달할 정도로
도내 폐교 가운데 가장 큽니다.

하지만 마을회에 대부한다는 예정만 있을 뿐
활용되지 않고 방치돼 있습니다.

2015년 7월
서울시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연수원을 건립하려던 방안도
3년 넘게 진전되지 않아 없던 일이 됐습니다.

활용 방안이 없는 폐교에는 폐기물만 나뒹굽니다.

<브릿지>
"폐교 한켠에 테이블과 의자 같이
학교와 어울리지 않는 물건부터
타이어 더미와 전선처럼
누군가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

폐교는 교육청 차원에서
교육용이나 사회복지,
소득증대 시설로 빌려주고 있는데,
대부된 곳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1995년 폐교한 고산초 산양분교장.

문화창작공간으로
대부됐다고 나와 있지만 현실은 딴 판입니다.

몇년 전까지 운영되던 카페가 문을 닫고
폐교는 그야말로 방치됐습니다.

< 전 카페 운영자 >
(갤러리카페 00 아닌가요?) 네 아닙니다.

어두컴컴한 내부에는
대부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집기가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출입이 자유로운 탓에
탈선 현장으로 의심되는 흔적도 발견됩니다.

<브릿지>
"폐교 교실에 술병과 캔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캔을 보니 2018년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최소한 지난해까지 이 곳에서
음주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주민에게는
교육공간으로써 고마움과
골칫거리가 돼 버린 답답함이 교차합니다.

< 현정자 / 한경면 산양리 >
우리 아이들도 거기서 다 국민학교 마쳤는데 이제 방치해두니까 쓰레기통이 돼버렸지...

관리하는 사람 없이 방치되다 보니
폐교마다 비슷한 문제가 벌어집니다.

2001년 폐교된 뒤
축구교실과 캠핑장으로 이용되던 성산읍 신산중학교.

이제는 철거를 앞둔 처지가 됐습니다.

출입구가 잠겨있어도 빈틈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브릿지>
"캠핑장이 문을 닫았지만
이처럼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어
폐교 관리의 허술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입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술병이나 담배꽁초 같이
학교에 있어선 안 될 물건들이 이 곳에서도 발견됩니다.

대부된 폐교에 허가받지 않은 행위도 심심찮게 발견됩니다.

한 폐교에 법원이 발부한 고시문이 붙어 있습니다.

대부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무단으로 점용하다가 적발된 데 따른 것입니다.

학생들이 뛰어놀았을 운동장은
폐교가 되면서 불법 주차장으로 변질됐습니다.

농기계와 중장비부터 활어차까지
주차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학생 수 감소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으로
폐교한 학교는 도내에 전체 28곳.

여기서 4곳을 빼고
나머지는 마을이나 개인에게 대부됐습니다.

이 가운데 무료로 빌려 쓰는 곳이 16곳,
절반인 8곳은 교육청에 대부료를 내고 있습니다.

무상으로 폐교를 빌린다고 해도
뚜렷한 목적과 의지가 없이는
활용도, 관리도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 김창규 / 한경면 산양리 >
농사일이 바쁜데 누가 손보냐 이거야. 지킬 사람도 관리할 사람도 없어서 방치해 둔 상태지...

그나마 대부료를 내는 폐교 상당수는
활용 목적에 맞게 운영되면서
폐교 대부에 따른 취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 백광익 / 제주국제예술센터 이사장(무릉중 폐교 활용) >
폐교로 방치해버리면 정말 폐교가 됩니다. 그런데 폐교를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집약해서 운영한다면 새로운 학교가 되는 것 아닐까...

교육청은 분기별 점검을 통해
용도와 다르게 활용되는 폐교에 대해서는
대부 계약을 해지하고
마을회에
폐교 활용을 독려한다는 방침일 뿐
체계적인 관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클로징>
"한때 학생들이 꿈과 희망을 키웠지만
이제는 흉물처럼 방치된 폐교.

앞으로 폐교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폐교의 활용 또는
처리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기자사진
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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