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선박 미세먼지 어쩌나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19.05.0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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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미세먼지의 주범인 선박 매연으로 인해 항만 주변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제주지역 선박 미세먼지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출항을 앞둔 배에서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화물 여객선 할 것 없이 배출하는 매연에
주변 공기가 금세 탁해집니다.

메케한 오염물질은 바람을 타고 인근 주택과
사라봉까지 날아갑니다.

지역주민들은 주변에 진동하는 매연냄새와
매일 싸움을 이어갑니다.

<인근 공원 이용 주민>
"아무래도 냄새가 나니까 불편해요. 그리고 이 주변에는 더 하고…."

<전윤미 / 건입동 주민>
"그런 건 있어요. 피해를 많이 봐요. 이 동네에서는…. 내년에는 이사도 가볼까 생각 중인데…."

<박점례 / 건입동 주민>
"항상 기침을 많이 하더라고…. 그리고 우리가 봐도 상을 하루만 안 닦아도 새까매…."

이같은 미세먼지로 주변 상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검은매연에
인근 상인들은 창문을 열어보지 못한지 오랩니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생계까지 위협합니다.

<김덕모 / 제주항 인근 세탁소 운영>
"저희들은 가게니까 (환기를) 하는데 예를 들어 방 같은 데는 꽉 닫잖아요.
공기청정기 하나 사서 아예 방 문 안 열어요.

(여긴 그럼 평소에 아예 창문 안 열고 생활하시나요?)
못 열죠. 사실 힘들어요. 바닥을 닦으면…. 매일 마포걸레로 닦고 해도 봐요, 이렇게 돼요."

<강경의 / 제주항 인근 상인>
"(장사하는데 불편하시겠어요.) 그래서 문을 항상 닫잖아요.
우리만 (냄새) 맡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맡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면서도 불편을 많이
느끼죠. 이런 거를 우리는 어디다 하소연할 길이 없잖아요."

우리나라 미세먼지 배출량 1위는 공장 매연.
2위는 자동차 배출가스.
3위가 바로 선박입니다.

실제로 16만톤급 크루즈선이
시간당 소모하는 연료는 만 리터.
경유차 한대 연료 소모량의 천배나 됩니다.

특히, 연료를 태울때 나오는 황 성분은 그 자체로도 인체에 해롭고
2차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김길성 /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과장>
"가스가 나중에 대기 중에서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로 변하거든요.
그게 만약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조금 위험할 수 있죠."

한해 평균 5천 900여 척의 선박이 오가는
제주항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커다란 선박 한척이 들어오고 화물차가 끊임없이 빠져나옵니다.

컨테이너를 옮기는 커다란 지게차도 쉴새없이 움직입니다.

대부분의 선박들은 정박 후에도 발전기를 돌려야 하니
매연이 계속 나옵니다.

근처를 한시간 가량 돌아다녔더니 눈이 따끔하고,
얼굴에 검은 먼지가 가득 묻어납니다.

<김수연 기자>
"선박에서 내뿜는 연기로 인해
주변에 메케한 공기가 가득한 상황인데요.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마스크 등 보호장구도 없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은 항만 주변의 오염된 공기에 대해
불쾌함을 느끼지만, 이에 대한 안전규정은 전혀 없다고 말합니다.

<제주항 근로자>
"심하죠. 마스크 끼는 사람도 있고 안 끼는 사람도 있어요.
(규정 같은 건 없어요?)
네."

<제주항 근로자>
"그건 약간 있어요. 미세먼지 많이 나오죠.
(많이 나올 때 어느 정도로 많이 나오나요?)
숨 못 쉴 정도로…."

<김수연 기자>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가 되는 선박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리나라에도 철저한 대책 마련을 통해
미세먼지를 혁신적으로 줄인 곳이 있습니다."

대형 화물선이 한해 평균 180차례 오가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정박해 있는 선박이 공회전을 할 때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연료 대신 육상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시설을 통해
대기오염 물질 발생량을 97% 줄였습니다.

<김수만 /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 부장>
"육지에서 오염 방지 시설을 거쳐서 생산된 전력으로
배에 전력을 공급해서 배에 있는 발전기를 끌 수 있게 된 거죠."

제주지역은 어떨까?

제주에도 이같은 육상전력공급장치가 일부 마련돼 있긴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선박은 관공선 뿐, 대형 선박은 한척도 없습니다.

선사 측은 전기 용량이 현실에 맞지 않게 설치돼 사용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선사 관계자>
"스위치가 뚝 떨어진대요. 우리가 필요한 만큼 힘을 못 주는 거예요.
그때 우리 배가 큰 배가 아니었는데요 그럴 정도면 지금 거기 1만 7천 톤짜리 다니는데
더 큰 배는 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겠죠."

규제 역시 허술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국 연안으로 들어올때
반드시 황함유량이 0.1% 이하인 고품질 연료만 쓰도록 강제하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규제가 없다보니
대부분의 선박이 3.5%의 저품질 연료를 씁니다.

<변현철/제주도 해운항만과>
"그런 부분은(육상 전력 공급장치) 선사하고 협의를 해야하는 입장인데
선사가 원해야 되고 어떤 규정이 지금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내년 1월 항만지역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예정이지만, 아직 제주 지역에서 준비중인 대책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사이 제주의 대기 환경의 질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선박 매연은 밤낮없이 이어지고
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김수연 기자>
"선박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은 이제 필숩니다.
청정 제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강력한 환경규제와 관련업계의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기자사진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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