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휴지통 없는 제주' 득인가 실인가?
이정훈 기자  |  lee@kctvjeju.com
|  2019.06.1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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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휴지통이
최근들어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도심 경관이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마땅히 쓰레기를 버릴 곳을 찾을 수 없어 불편해졌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진단했습니다."

제주시내 한 대학가 주변입니다.

일찍 찾아온 더위 탓인지 음료를 든 대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더위는 식혔지만
먹고 난 쓰레기를 버릴 곳을 찾지 못해 난감합니다.

<인터뷰 : 오진환 / 대학생>
"원래 버스 정류장에 가끔 (휴지통이) 있었는데 요새는 안 보여서
그냥 버스 정류장 의자 위에 (쓰레기를) 올려놓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쾌적한 환경 조성과 쓰레기 종량제 배출 도입에 맞춰
거리의 휴지통이 철거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김정자 / 시민>
"(휴지통) 없으면 지저분하잖아요. 저도 (쓰레기) 가져가기는 하는데 불편하지 않겠어요?"

버리지 못한 쓰레기는 되가져가도록 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시민들은 많지 않습니다.

버스 정류장 주변에선 아무렇게나 버려진 과자봉지나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정훈 기자>
"휴지통이 사라지면서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들도 아름다운 제 모습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

애머랄드 빛 해변으로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해수욕장입니다.
개성있는 카페들까지 들어서면서 제주관광의 필수 코스로 꼽힙니다.

하지만 이 곳 역시 쓰레기통으로 가야할 생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부 방문객들이 쓰레기통이 없다는 이유로
곳곳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유롭게 앉아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데크 아래에는
남모르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차지했습니다.

드넓은 백사장 역시 치워지지 않은채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해수욕장 주변 방파제에도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습니다. .

클린하우스 수거함은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은 각종 쓰레기들로 넘쳐납니다.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쓰레기들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역 주민>
"그것들이 담 구멍사이에 놔두고 가요. 아까 봤죠? 버스타고 온 사람들 모두..."

수십년 넘게 거리에 설치됐던 휴지통은
최근 10년 사이 급격히 사라졌습니다.

지난 1995년 쓰레기종량제 시행과 2005년 클린하우스제도 도입으로
원인자 부담원칙 적용을 위해섭니다.

길거리 휴지통은 10년 전만 해도 600여 개에 달했지만
꾸준히 철거돼 2011년 266개와 올해는 백개까지 줄었습니다.

<인터뷰 : 임용규 / 제주시 생활환경과>
"시행하고 있는 요일별 배출제 정착을 위해서 쓰레기가 무단투기되는
휴지통은 철거하고 있고 분리 수거 등이 곤란해서 신규 설치는
억제하고 있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길거리 쓰레기로 도심 미관과 위생 문제 우려도 높아지면서
쓰레기통 설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당국은 쓰레기종량제 시행 취지와 배치되는 데다
휴지통 확대 설치 효과가 검증되지 않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일방적인 쓰레기통 철거 같은 정책 추진보다는
탄력적인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행락객들이 몰리는 시기나 시민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쓰레기통 설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김봉희 / 제주한라대 사회학과 겸임교수>
"우리가 제일 걱정하는 것이 무단 투기이잖아요. 주택가 등에는 쓰레기통을 줄이구요.
버스 정류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 담배꽁초가 길에 버려져 있는 부분들이
유동인구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는 조금 더 (휴지통을) 늘릴 필요가 있는거구요. "

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지만 무단 투기에 대해선
처벌 강화 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최현 /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일단 시민 의식을 믿돼 지키지 않을 때는 엄벌에 처하는 방식이 있고
미리 (무단투기를) 감시하는 하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여러가지 폐쇄회로 등을 통해서 (관리가 가능합니다.) "

쾌적한 도심 환경을 조성하자며 거리의 휴지통을 없앤 지
10년이 지났지만 기대 효과보다 부작용을 더 우려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깨끗한 환경도시 제주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관련 제도를 서둘러 재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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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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