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장마 시작…안전은?'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19.06.2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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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올해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매년 예고돼있는 물난리에도 각종 호우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과연 올해 안전점검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걸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봤습니다."

비가 쏟아지면 급격히 증가하는 유량을 조절하는 제주시 한천수문입니다

수문을 지탱하는 석축 곳곳이 빠져있어 위태로워 보입니다

<김수연 기자>
"보시는 것처럼 석축 아래쪽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텅 비어있습니다."

지난 2015년 태풍 차바 때 내렸던 폭우로 제방이 무너졌던 병문천 저류지.

부적절한 시공과 관리 소홀로 여러차례 논란이 인 이후,
정밀진단을 통해 복구작업을 완료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건 없습니다.

저류지 벽 곳곳이 무너져내린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폭우때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던 인근 주민들은 올해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 김영선 / 한천 인근 주민>
"뭐가 밑에 새는지 둑 밑으로 그렇지 않아도 저희가 막 겁나더라고요. 이게 무너질까 봐…."

시내 곳곳의 공사현장들은 어떨까?

교량공사를 진행중인 제주시 봉개동.
높은 흙더미가 도로 바로 옆에 쌓여있습니다.
덮개나 펜스 같은 안전장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미리 예고된 비소식에도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은 그대롭니다.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도로 전체를 덮치고도 남을 만큼 거대한 흙더미가 위태롭게 쌓여있습니다.
장마 소식에 부랴부랴 석축을 올리는 곳도 있습니다.

도로 구간구간 사업을 맡은 회사가 달라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 양성기 /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옆에 시설물이라든지 민가라든지 그런 게 있게 되면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같이 전체적으로 점검해볼 필요는 있는 것이죠."

<김수연 기자>
"1년 넘게 공사가 중단돼 있는 공사 현장입니다.
주변에서 민원도 여러차례 넣었지만,
이 상태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푹 꺼진 주변 인도,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구조물에
인근을 지나는 사람들은 늘 불안합니다.

<인터뷰 : 선승보 / 인근 주민>
"불안하죠. 이게 언제 날아올지도 모르고 날아와서 차 같은 거 덮치면 차가 파손되기도 하고…."

책임 소재가 현장 감리에게 있다는 이유로
대부분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조치가 빨리 이뤄지지 않습니다.

<김수연 기자>
"장마철을 앞두고 행정에서 도로시설물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점검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점검이 제대로 이뤄진걸까요?
직접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반사경은 나무 속에 숨어있고 교통표지판은 넝쿨에 가려져있습니다
심지어 시설물이 넘어져 있기도 합니다.
<싱크 : 이건 보이지도 않겠는데요.>

도로 곳곳의 가로등이 파손됐고 안개등도 잦은 고장으로 제 기능을 못합니다.

<인터뷰 : 정미숙 / 도로교통공단 교수>
"안개등과 같이 중요한 정보, 전방이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이런 정보가 부족하다 보면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또 다중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 주의를 하고 미리 점검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마철에 공사 일정이 잡히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집니다.

최근 평화로에서는 도로 옆 갓길을 늘리기 위한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공사를 위해 화단을 모두 파헤치고, 가드레일도 뜯어냈습니다.

<브릿지 : 도로 바로 옆에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생겨 자칫 사고 위험성도 있어 보입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이후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공사 자재를 정리하기는 커녕 오히려 난장판이 됐습니다.

파헤쳐놓은 화단은 깊고 커다란 물웅덩이로 변해
운전자들을 위협합니다.

배수로 공사도 하필 장마철에 진행됩니다.

<인터뷰 : 고경생 / 봉성리 주민>
"거기서 터져서 이게 다 바다가 돼. 바다 돼서 쭉 여기 넘치면 이게 연못 되면 넘쳐가지고 저기 전부 넘어가거든."

2개년 계획의 사업이라고 하는데
매년 침수피해에 시달리는 지역 주민들은 그저 답답한 마음입니다.

<인터뷰 : 장상우 / 봉성리 주민>
"이 부락 주민으로서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 1차 사업 마무리하고 앞으로 계획 설계 나오는 대로 빨리 해주면 고마운 거고 우리 주민으로서는…."

침수피해에 따른 대피체계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김수연 기자>
"대피소로 지정된 한림고등학교 입니다. 이곳에서부터 협재 마을까지 거리는 어느정도일까요 직접 차를 타고 측정해보겠습니다. 이곳까지 2.7km가 소요됐습니다. 대피소까지 걸어서 이동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대피소인 한림고등학교에서 침수피해 위험이 높은 마을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30분이 걸려 대피소로써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주연구원이 고위험지구 10군데를 선정해 조사한 결과
대부분 대피시설 재지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 한림리 주민>
"한림고등학교로 모이래? 옷 다 젖게…. 나 거기 졸업했지만 거기까지 걸어갈 수가 없어. 옛날엔 걸어갔지만…."

<인터뷰 : 박창열 /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기존의 대피소가 대피 시간이 30분 이상이 걸린다든지 아니면 주변 여러 환경들에 의해서 대피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주민들이 위험 상황에서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대피소를 점검하고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신규로 대피소를 지정할 수 있도록…."

부실한 대비에
각종 위험이 지금도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올 여름철에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하지만, 현장점검 결과,
이 집중호우에 대비한 안전점검은 미비한 점이 많았습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만큼
보다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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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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