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코로나 19로 수출길 막힌 헌옷 '산더미'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0.04.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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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우리가 입다 버리는 옷은 보통 이 헌옷수거함에 넣습니다. 여기에 모인 옷가지들은 재활용 업체가 수거해 가는데요. 그런데 요즘 이 수거가 잘 안 돼서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카메라포커스에서 확인해보겠습니다."

한 연립주택 단지에 있는 클린하우스입니다.

의류수거함이 가득 차 있습니다.

<변미루 기자>
“여기에 수거함 2개가 있는데요. 아무리 눌러봐도 들어갈 공간이 없다보니, 이렇게 주변에 헌옷들이 쓰레기처럼 널브러져 있습니다.”

주민들은 벌써 2주가 넘도록 이렇게 방치돼 있다며 불만을 쏟아냅니다.

<지역 주민>
"전에는 다 빼갔는데, 보기 싫어. 여기뿐 아니라 다른 데도 마찬가지야."

문제는 이곳뿐만 아닙니다.

동네마다 헌옷이 넘쳐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수거함 앞뒤로 이불이며 옷가지가 지저분하게 쌓여 갑니다.

<김가자 / 지역 주민>
"보기도 싫고, 이것 좀 치워 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 건고."

공공 처리되는 일반쓰레기와 달리, 헌옷 수거는 모두 민간업체가 하고 있기 때문에 방치돼도 관리가 안 됩니다.

<현동철 / 클린하우스 지킴이>
"이것은 우리가 손 못 됍니다. (헌옷 수거하는) 회사가 있을 겁니다. 물론 지저분하죠. 보기에 지저분하지만..."

원인은 코로나19로 헌옷 수출길이 막힌 데 있습니다. 버려진 헌옷은 지역 재활용 업체가 수거한 뒤 경기도 등지에 있는 수출업체로 보내져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으로 팔립니다.

그런데 최근 선박과 항공편이 모두 끊기면서 두 달 가까이 수출이 중단됐습니다. 판로가 막히다보니 1kg당 300원까지 하던 단가도 100원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수거 업체들은 울상입니다.

돈이 안 되니 수거를 포기하는 업체도 생기고 있습니다. 버티고 있는 업체들도 인건비와 기름 값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보통 100군데를 돌면 40만원은 벌 수 있었는데, 지금은 13만 원만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송호진 / 헌옷 수거업체 운영>
"전보다는 한 70% 빠졌지. 아차 잘못하면, 여기서 가격이 더 떨어지면 아에 수거를 안 하는 게 나아요."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면서 밤마다 대리운전까지 뛰고 있습니다.

<송호진 / 헌옷 수거업체 운영>
"대리 안 하면, 지금 대리 안 하면 (생계가) 힘들어요."

수거한 헌옷을 받아 다른 지역의 수출공장으로 보내는 재활용업체들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거래처인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처리 못한 물량이 산더미입니다.

<변미루 기자>
"이렇게 매일 도내 곳곳에서 수거한 옷들이 들어오지만, 수출공장으로 제때 보내지 못하면서 계속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당장 옷을 더 쌓아놓을 공간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인건비조차 주기 어려워 대출에 의지하고 있는 상황.

<최용인 / 헌옷 재활용업체 운영>
"여기 보시면 지게차가 큰 게 있는데, 들어가는 창고가 있는 데도 구하기 쉽지 않고, 있다 치더라도 임대 비용이나 이런 걸 생각해야 되니까 구하기도 힘든 상태죠."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위기 때문이라곤 하지만, 해외 수출 중단으로 폐기물 처리난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년 전부터 잇따라 발생한 플라스틱과 폐지 대란 모두 비슷한 경우입니다.

전문가들은 폐기물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인 자원 순환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김현철 / 제주연구원 경제학박사>
"국내에서 소화해낼 수 있는 재사용 물품이 많아질수록 굳이 그것이 외부로 나가질 않지 않습니까? 수출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중고 물품 세일처럼, 재사용 물건들이 역내에 소화될 수 있는 문화가 장착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해외 수출이 재개되지 않는 이상 지금은 헌옷 처리난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미루 기자>
"오늘도 수거되지 못한 헌옷들이 이렇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당장 처리난도 문제지만, 그동안 의 폐기물 처리 방식이 너무 수출에만 의존했던 건 아닌지, 한 번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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