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낙서에 불법채집까지…안덕계곡 '몸살'
김수연 기자  |  sooyeon@kctvjeju.com
|  2020.05.13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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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자연명소를 가보면 쓰레기 무단 투기, 곳곳에 뒤덮인 낙서, 무분별한 동식물 훼손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제주도내 계곡 역시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 담았습니다.

평평한 암반 양옆으로 높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는 안덕계곡.

여러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다양한 식생이 잘 보존돼 있어 신비로운 풍경을 뽐냅니다. 때문에 이곳 상록수림지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문화재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김예진 / 관광객>
"분위기도 굉장히 신비스럽고 예쁜 것 같아서 이렇게 훼손되지 않게 오래오래 보존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다보니 멋스런 절벽 표면에 지저분한 낙서가 눈에 띕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인위적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김수연 기자>
"벽멱 가득 낙서로 도배가 돼 있습니다. 이름을 새긴 낙서들이 가득한데요. 무언가 날카로운 것으로 새겨넣은듯 곳곳에 깊은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겨진지 얼마 안된듯한 하얀 글자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듯 색이 변한 글자까지 넓은 구간에 여기저기 펼쳐져 있습니다.

이름이나 지역명, 하트표시 등이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대부분 깊이 새겨넣은 것이라 쉽게 지워지지 않고 청소도 불가능합니다.

문화재 구역 내에서 이렇게 낙서를 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입니다.

<곽외화 / 관광객>
"이런 문화재가 굉장히 많잖아요. 그런데 거기도 가면 사실 낙서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거 볼 때마다 우리가 조금 자제를 해서 후손들에게 남겨야 하니까 낙서는 자제를 해야 하지 않을까..."

<김대현 / 관광객>
"(낙서는) 좀 안 해주셨으면... 다음에 저희 애들도 있지만 아이들이 나중에 와서도 더 좋게 즐겁게 보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안덕 계곡을 위협하는 건 비단 이 낙서뿐만이 아닙니다.

이곳에 민물새우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법채집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안덕계곡에서 서식하는 새우 수십마리를 뜰채로 잡아 가정용 수조에 넣어두었다는 후기들이 올라옵니다.

애완용 거북이 먹이용이나 수조 이끼 청소용으로 이용하는겁니다.

문화재 보호구역에서 허가 없이 동식물 채집을 하는 것 또한 불법행위입니다.

더군다나 안덕계곡에 서식하는 새뱅이 새우는 멸종위기 가능성이 있는 야생생물 관찰종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무분별한 채집은 더더욱 삼가야 합니다.

<정태원 /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선임연구원>
"제주 새뱅이라는 관찰종이 멸종 위기종으로 현재 지정이 돼 있지는 않지만 관찰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멸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노력들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종들을 무분별하게 채집하는 행위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할 수 있고요."

문제는 문화재구역에 대한 시민들의 보호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자신이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곤충 채집하시는 거예요?) 네네. (여기 문화재 보호구역이어서 채집하고 그런 거 다 허가받아야 하는데) 아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서..."

<김수연 기자>
"이정도는 괜찮겠지,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이 마음이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우리 문화재를 병들게 할 수도 있다는 사실, 기억해야겠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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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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