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멈춰버린 시멘트 화물차…건설현장 마비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0.05.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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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시멘트를 운송하는 화물차들이 이렇게 멈춰 있습니다. 운전기사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파업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사태가 40일 넘게 장기화되면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매일 오전 9시.

집회 현장으로 출발하는 시멘트 운송 노동자들.

운임 현실화를 요구하며 한 달 넘게 생업을 중단했습니다.

올해부터 시행된 안전운임제로 수입이 반 토막 났기 때문입니다.

<시멘트 운송 운전자>
"새벽부터 나와서 밤 10시 11시까지 일해도 가져가는 돈이 없어요. 한 달이 지나면 보면 한숨부터 나와요."

이 같은 이유로 파업에 나선 시멘트 운송 노동자는 제주도내 전체 38명 가운데 33명.

최저 운임을 보장한다는 안전운임제가 차를 몰수록 손해를 입게 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호소합니다.

섬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 비해 운송거리가 짧고 여러 번 작업해야 하는 여건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운임 책정 과정에서 제주지역 화물차는 제외됐습니다.

<이용정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제주지부장>
"(국토교통부는) 아무것도 모르죠. 타이어 가격이 얼마인지, 기름은 얼마 먹는지. 그런 부분을 적용을 안 한 거예요. 그냥 고속도로상에 자동차들을 기준으로 해서 실태조사를 했기 때문에 제주도나 강원도는 반영이 안 된 거죠."

하지만 시멘트업계는 정부 기준을 잘 지키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불똥은 애꿎은 건설 현장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오는 7월 완공 예정인 애월읍 신청사.

시멘트를 원료로 한 레미콘 생산이 멈추면서 한 달 가까이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텅 비어있는 현장에는 작업을 하다 만 흔적들만 남아 있습니다.

<변미루 기자>
"여기 보시는 이 바닥에 콘크리트 작업을 해야 공사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현장에서 작업이 모두 멈추면서 자재만 가득 쌓여 있습니다."

건물만 짓고 쓰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마지막 작업인 보도블록을 깔지 못하면서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곧 개학인데 공사는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

<공사 현장 관계자>
"답답하죠. 아이들도 보면 이쪽으로 와서 집입을 해야 되는데 출입도 못하고 이건 비어있는 상태로 그냥 방치돼 있는 겁니다."

<변미루 기자>
"공공이 주도하는 관급공사뿐 아니라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민간 공사 현장도 그대로 멈춰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이 숙박시설은 이제 막 골조를 올리는 과정에서 모든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카트장을 조성하던 공사 현장도 하다 만 작업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건설사 관계자>
"보시면 철근이 다 녹슬고 있잖아요. 비에 한두 번 맞기 시작하면 다 녹슬거든요. 그러면 품질 저하도 우려되고."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가 막히고 소방과 전기업체까지 피해가 확산되자 건설업계도 나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고규진 / 대한건설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 사무처장>
"레미콘 타설이 필요한 건축 현장 대부분이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 건설 업체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종사자, 연관 산업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협상이 조기에 타결돼서 정상화 길을 걸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 부대 조항에 시멘트업체와 운수업체, 차주가 운임을 협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상황.

<국토교통부 관계자>
"개별 이해 당사자가 하는 협상에 저희가 개입을 해서 조율하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고요. 일일이 개입하다 보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저희가 소화할 수 없는 수준으로 케이스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뒤늦게 제주도가 중재에 나서 관계 당사자들과 협의를 시작했지만,

<오임수 / 제주도 교통정책과장>
"41일이 지났습니다. 제주 건설경기가 멈춘 지가."

<김종인 / 화물연대본부 미래전략위원장>
"두 달이 걸리든 세 달이 걸리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지역간 형평성과 적절한 운임 기준을 놓고 아직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주 실정에 맞는 운임 기준을 마련하는게 시급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실태조사나 분석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파업 40여 일이 지나도록 갈등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면서 시멘트 공급 중단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사회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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