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나만 생각하는 '힐링'...멍들고 파괴되는 제주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0.06.0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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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최근 sns를 중심으로 제주에 때 아닌 캠핑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느 곳이든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는데 무분별한 캠핑으로 도내 곳곳이 상처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직접 찾아봤습니다."

이른 저녁 해안가 곳곳에 설치되는 형형색색의 텐트들. 이 곳은 차량진입금지구역이자 야영금지구역이지만, 경고 문구를 무시하듯 가득 찾습니다. 해수욕장에서의 취사 행위는 모두 불법입니다.

화재현장을 방불케 하는 이 곳은 오름 인근입니다.

<김경임 기자>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나만 아는 특별한 장소를 찾아 출입이 제한된 보호구역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세계자연유산 성산일출봉 기슭에도 어김없이 불청객들이 찾아옵니다. 이들이 찾아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불법 갬핑족>
"저희가 그냥 찾아왔어요. 유튜브. 그 (캠핑) 영상만 보고."

한 유튜브 채널입니다. 제주에서 캠핑을 즐긴다는 내용.

<캠핑 유튜버>
"이런 뷰에서 삼겹살을 굽는 맛도 아주 훌륭합니다."

주변 식생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자연석으로 요리까지. 심지어 불법 통발도 등장했습니다.

<캠핑 유튜버>
"그래서 우리가 이제 통발을 던지러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제주의 자연을 아끼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김경임 기자>
"이곳을 직접 찾아와 봤습니다. 주변에는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있고, 이로 인해 악취까지 진동합니다."

해변에는 어김없이 먹고 버린 음식물부터 쓰레기 까지 발견됩니다.

4.3 사건 당시 주민과 군인들이 학살된 유적지마저 캠핑족들에게는 그저 하룻밤 묵어가는 장소일 뿐입니다. 남겨진 쓰레기 처리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큰 부담 입니다.

<고경석 / 바다지킴이>
"치우고 오면 뒷날 또 그만한 쓰레기가 쌓이니까. 관광객이 길이고 어디고 그냥 버리고 가니까. 쓰레기가 지금 좀 걱정스럽니다."

<바다지킴이>
"이미 많이 (음식물이) 썩어 있기 때문에 줍기도 좀 애매하고. 근데 일단 저희는 다 수거하고 가는데. 이게 끝이 없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오름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동하 / 제주자치경찰단 송당치안센터>
"(분화구 안으로) 들어가서 보니까 (텐트) 안에 담배 피웠던 흔적도 있고. 텐트를 철거를 한 후에 저희가 나중에 메모를 남겼습니다. 이런 경우는 관련 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조속히 이동해달라고 부탁을 했거든요. 그 다음날 와 보니까 이동되고 없더라고요."

남겨지는 것은 파헤쳐진 자연과 쓰레기 뿐 입니다.

<마을 주민>
"비닐들. 비닐봉지 같은 거, 컵 같은 거 버려두고 가지. (사람 다니는데.) 사람 다니는데 무슨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지."

<홍용기 / 구좌읍 송당리장>
"저런 민원 처리를 하다보니까. 지금 요즘 고민이 좀 많아요."

<김경임 기자>
"캠핑은 장소에 따라 4가지 법에 의해 통제되고 있습니다. 산림보호법과 하천법, 자연공원법, 해수욕장 관리법인데요. 그러다보니 사실상 지정된 장소 외에 제주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야영을 하거나 화기를 사용하면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에 처해집니다.

<산림 캠핑족>
"어우, 잘 구워진다. 얼굴 나오면 안 되는데. 모자이크 처리해주세요."

산림 보호법 위반입니다.

야영은 물론 떡밥 등으로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는 낚시는 금지돼 있습니다.

<낚시객>
"지금 여기 같은 경우는 특별한 곳이거든요."

<낚시객>
"(이거 붕어예요?) 네 붕어. 붕어예요."

하천법 위반입니다.

지정된 곳이 아닌 해변에서의 야영이나 취사는 적발 대상입니다.

<해수욕장 캠핑족>
"원래는 저기서 해야 돼죠. 저쪽. 야영장이 따로 하나 더 있어요. 근데 성수기인 해수욕장 개장하기 전에는 도민들이 많이 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좀 덩달아 치는 편이죠."

해수욕장 관리법 위반입니다. 특히 모든 곳에서의 화기 사용은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의 야영과 취사로 인한 자연훼손은 오늘도 밤낮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미미하고 사실상 단속도 어렵습니다.

<김현집 / 제주시 공원녹지과장>
"숲이 조성된 곳, 계곡과 같은 곳. 이런 부분이 산발적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일일이 점검하는 것은 조금 어려움이 있습니다."

세계자연유산 제주.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체계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한 때 입니다.

<문경수 / 과학탐험가>
"후대에 물여줘야 되는 그런 자연유산이기 때문에 자연유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을 가지시고서. 꼭 캠핑을 굳이 하시려면 정해진 장소에서만 하시는 게 좋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경임 기자>
"SNS를 통해 제주의 보호지역이 야영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제주 자연을 개인의 이기심으로 망치려한다면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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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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