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빛좋은 개살구' 마리나 사업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0.10.1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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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4면이 바다인 제주에서도 해양 레저를 활용한마리나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업을 통해 어촌 지역을 활성화 하겠다는 건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을까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들여다 보겠습니다."

지난 2010년, 마리나항만으로 지정돼 요트 테마항 개발 사업이 추진된 김녕항.

사업비로 45억이 투자 됐습니다.

김녕 마을을 전국 최초의 요트 마을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국제요트학교까지 야심차게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요트학교는 세월과 함께 낡고 녹이 슬었습니다.

코로나 여파로 사실상 모든 운영이 중단된 요트학교는 온갖 잡동사니가 쌓여 마치 창고 같아 보입니다.

학교 주변으론 쓰레기와 파손된 시설물이 나뒹굴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
"국제 요트학교 건물인데요. 주변으로 이렇게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이쪽으로 오시면 강좌를 홍보하던 간판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습니다."

현재 국제요트학교는 마을이 위탁 받아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

그렇다보니 전문적인 지식 부재로 체계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탭니다.

<강경수 / 김녕리 어촌계장>
"외지인들이 배워서 나가버리고 마을사람들이 주체가 안되니까 교육생을 받고 배출하는 과정에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연계된 사업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사업 초기 마을의 발전을 기대했던 주민들 역시 실망을 감추지 못합니다.

<한승용 / 구좌읍 김녕리>
"돈이 많이 들어간만큼 참여도도 높아져야 되고 홍보도 덜되지 않았나...(시설)관리 부실도 있고..."

<강정윤/ 김녕리장>
"(마을)수익이 되는 건 전혀없고. 기능 자체를 못하고 있으니까 다 문 닫고 있으니까...움직이지 못하고 있죠."

마리나 시설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지역도 있습니다.

좋은 접근성으로 다른 지역 요트 방문객의 수요가 예상됐던 도두항.

역시 사업비로 35억을 들여 마리나항으로 조성됐습니다.

마을 발전은 커녕 결과는 도두항 선석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항과 비교해 비좁은 도두항에 요트와 낚시 어선, 유람선까지 뒤엉키며 선석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마리나 사업이 본격 시작된 지난 2010년 이후 도두항에는 민간 사업자와 대학교, 행정의 요트 계류 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접안 시설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자 지난 8월에는 급기야 제주시가 요트 계류 시설 철거를 명령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요트 소유주들은 마리나 사업을 활성화 한다며 시설 허가를 내줄 땐 언제고 이제와서 철거하라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요트 소유주>
"(도청에) 민원을 넣어도 나와서 실사를 하고 확인을 해야 하는데 탁상공론만 하더라고...서로 싸움만 하죠. 시에서는 이 사람(낚시어선) 말만 듣고 (요트계류시설) 철거해라, 원상복구해라, 하고...우리(요트소유주)는 무슨 소리냐, 갈 곳이 없다..."

적지않은 예산을 들여 만든 마리나항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진이 입수한 2017년 요트 마리나 5개년 사업 계획안을 살펴보면 김녕과 도두항 모두 요트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계류장 설치 외에 더 이상의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렇다보니 마리나항 이라기 보다는 소규모 계류시설에 지나지 않고 있습니다.

대상지 선정도 논란입니다.

제주도가 지난 2010년 마리나항 등 해양관광 특성화 개발지로 선정한 곳은 모두 14곳.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현실은 사업 대상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러가지 이유로 지정 해제됐습니다.

강정항 처럼 민간 개발 사업자가 없어 사업이 장기간 표류되는 대상지도 적지 않습니다.

<제주도 관계자>
"계류시설 말고 육지의 다른 마리나 시설을 운영하려면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사업자가 해야지 행정에서 하기는 힘듭니다. 우선, 배후부지가 넓지 않으니까요. 충분히 (마리나 사업을 진행할) 여건이 안됩니다."

<문수희 기자>
"어촌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던 마리나 사업은 기대와 달리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충반한 사전 검토 없이 사업을 벌여놓고 예산만 낭비하는건 아닌지 하는 반성과 함께 제대로 된 활용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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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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