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취재수첩] 제주 박물관 천국, 어느새 흉물 전락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0.11.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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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진 앵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한때 "박물관 천국"으로 불렸던 제주의 어두운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경영이 어려워진 박물관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뒷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변미루 기자! 박물관들, 얼마나 어렵습니까?

<변미루 기자>
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한 박물관들까지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현재 등록된 박물관과 미술관은 모두 77군데인데요. 국공립보다 사립이 훨씬 많습니다.

얼마나 폐관했는지 보시면, 사립에서만 지난 5년 동안 15군데, 그리고 절반인 7군데가 모두 올해 문을 닫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운영난이 가속화되고 있는 건데요. 사실 공식화된 곳만 이 정도지, 건물을 내놨거나 휴업에 들어간 곳도 상당수고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등록 박물관까지 포함하면 더 많습니다.


<오유진 앵커>
당장 코로나 영향도 있겠지만, 이런 운영난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라고요?

<변미루 기자>
네. 업계에선 이미 2~3년 전부터 침체기에 들어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관광 트렌드가 예전과 많이 바뀌었는데요.

전세버스 타고 박물관을 가는 것보다, 자연 경관이나 시골 한적한 마을 찾아다니는 게 트렌드가 됐죠.

또 박물관 수가 지난 20년 동안 무려 14배 늘었는데요. 콘텐츠가 부실하거나 유행만 쫓는 유사 박물관들이 난립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한 측면도 있습니다.


<오유진 앵커>
이렇게 우후죽순 늘어날 수가 있습니까? 자격 기준이 있을 텐데요.

<변미루 기자>
네. 현행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서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지원 기준이 되는 건데요. 이렇게 1종과 2종으로 나뉘는데, 1종은 자료가 100점, 2종은 자료가 60점 이상만 되면 통과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전시나 보존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다소 주관적인데요. 그래서 실제 심의위원들도 부결을 시키려면 상당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걸러야 할 것들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결국 질보다는 양적으로 늘어난 측면이 있습니다.


<오유진 앵커>
결국 이렇게 폐업해서 시설이 방치되고,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거군요.

<변미루 기자>
네. 근데 이렇게 장기간 방치되는 이유도 있더라고요.

먼저 박물관은 건물 용도가 문화 및 집회시설이기 때문에, 용도 변경이 까다롭기도 하고, 건물 구조도 테마에 맞춰 독특하게 지어지다보니,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사업자들의 속도 타겠지만, 주민들에게도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거죠.


<오유진 앵커>
대책이 있습니까?

<변미루 기자>
제주도가 2016년에 내놨던 대책은 ‘평가인증제’라는 겁니다.

전국 최초로 사립박물관 22군데를 우수 기관으로 선정해 인증을 해줬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그때 한 번 하고 끝났다는 겁니다. 문제가 되니까 반짝 도입했다가 흐지부지되는, 전형적인 전시 행정인데요.

이런 걸 지속적으로, 잘하는 곳에 인센티브를 줘서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해보이고요.

심의 과정에서의 보완, 그리고 좋은 콘텐츠로 자생력을 갖추려는 업계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박물관이라는 제주의 대표적인 문화산업을 더 건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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