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한파·폭설로 농작물 피해 막심…농민 '한숨'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01.1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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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북극발 한파로 강추위와 눈 날씨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수확기를 맞은 농작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감귤 밭입니다.

아직 수확하지 않은 귤이 나무마다 주렁주렁 달려 있고 그 위로 눈이 잔뜩 쌓였습니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뭇가지는 힘없이 주저 앉아 버렸습니다.

<김경임 기자>
"가격이 좋지 않아 수확을 미루던 감귤농가는 갑작스런 한파와 폭설에 그대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감귤밭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상인과 포전거래를 한 밭인데, 가격이 오를 때까지 수확을 미루는 사이 한파가 덮친 겁니다.

곳곳에서 얼었다 녹으면서 껍질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감귤들도 눈에 띕니다.

나무에 달려 얼어가는 감귤을 보며 밭 주인은 애가 탑니다.

<현민철 / 노지감귤 재배농가>
"일단 과일들이 나무에 영양분을 다 흡수하게 되거든요. (과일들이 나무에 오래 남아서) 흡수하다보니까 나무의 영양분들은 내년에 다시 과일들을 생산해야 되는 부분인데 그러지 못하고."

한라봉 표면에 살얼음이 꼈습니다.

급한대로 눈보라를 맞아가며 나무에 쌓인 눈을 털어냈지만 껍질이 두꺼워 피해 정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불안하기만 합니다.

<김재성 / 노지한라봉 재배농가>
"일부러 (눈을) 털었어요. 이게 안 털면 다 냉이 오거든요. 냉이라고 해서 열매를 먹을 수가 없어요. 지금 노지라서 우리가 일부러 다 (눈을) 털었거든요. 힘들어도 농민이 해야 하는 게 저희 자식같은 건데."

지난 달부터 본격적인 수확 시기를 맞은 월동무 밭은 온통 눈으로 뒤덮혔습니다.

꽁꽁 언 무를 잘라보니 단면에는 얼었다 녹는 과정이 반복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무가 푸석푸석하거나 물러지며 상품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무는 크기가 클 수록 땅 위로 올라오는 부분이 많다보니 상품성이 좋고 수확을 앞둔 작물일수록 피해가 큽니다.

몇 년 전, 폭설로 애써 키운 무를 모두 폐기한 적이 있어 농가는 걱정이 더욱 앞섭니다.

<김상철 / 월동무 재배농가>
"속상하죠. 지금 하루 이틀 추운 게 아니고 워낙 며칠동안 강력하게 춥다보니까 무가 보시다시피 땡땡 얼었어요. 이게 풀리면서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진짜 심각합니다."

한파의 기운은 서부 지역도 덮쳤습니다.

중산간 지역에 심어놓은 양배추들이 눈밭에서 간신히 이파리만 내놓았습니다.

양배추 단면을 살펴보니 줄기를 따라 누렇게 변하며 얼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임 기자>
"제주의 대표 월동 작물 가운데 하나인 양배추도 보시는 것처럼 눈에 파묻히면서 줄기 곳곳이 얼고 있습니다."

양배추를 비롯해 콜라비, 브로콜리 등도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 모두 꽁꽁 얼었습니다.

추위가 길어지자 아직 덜 자란 작물을 부랴부랴 수확하기도 합니다.

<김현찬 / 월동채소 재배농가>
"걱정되긴 걱정 많이 되죠. 농작물은 추위에 약하니까. 이게 지금 올해는 특히나 많이 추워가지고. 농작물들이 피해가 많잖아요."

제주도는 이번 한파로 월동채소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이 냉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태풍으로 파종 시기가 늦어지고 유례없는 가뭄으로 생육까지 더뎌 출하 초기부터 가격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번 한파 피해까지 겹치며 이중, 삼중고를 겪게 된 것입니다.

<송상철 / 제주농업기술원 근교농업팀장>
"(한파로) 농작물의 세포가 얼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생육이 저하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영향이 있습니다. 7~10일 정도의 회복되는 상황을 지켜보시면서 조기 수확을 해서 상품성이 좋은 것만 선별 출하를 한다든지 아니면 수세 회복을 위한 영양제 살포…."

<김경임 기자>
"이례적인 한파가 불어닥친 제주. 점차 기온이 올라가면서 농작물의 피해가 더욱 드러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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