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쓰러진 울타리에 잡초더미…위험한 건물들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1.04.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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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내 생활권 주변에 짓다 만 건물이 방치되고 있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겠습니까? 이번 카메라포커스에선 장기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현장들을 둘러보겠습니다."

조용한 주택가에 뼈대만 앙상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3년 전 건축주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된 공동주택입니다.

아무런 울타리가 없어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시설물의 낙하를 막는 안전망은 찢겨 나갔고, 경계에 세워놓은 기둥도 꺾이고 쓰러졌습니다.

<공사 관계자>
"○○건설이 부도가 나서 사람 미치겠어요. 집이고 뭐고 다 날아가고."

문제는 사람이 살고 있는 민가와 거리가 5미터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변미루 기자>
“공사장 바로 옆에 민가가 붙어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다니는 길 쪽으로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대부분 쓰러지고 파손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자칫 사고라도 날까 불안하기만 합니다.

행정에 수차례 민원을 넣어봤지만 달라진 게 없습니다.

바람이라도 부는 날엔 산책로를 걷기조차 겁이 납니다.

<박상현 / ○○아파트 관리소장>
"원래 이렇게 막고 있었는데, 태풍이 심하게 와서 산책로로 넘어온 걸 이쪽으로 넘겼는데 하루 이틀 아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문제점이에요."

<염선미 / 제주시 애월읍>
"지금 지지대도 다 부식이 돼서 자꾸 떨어지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근처에 또 골칫거리가 있습니다.

9년 전 공정률 95%에서 공사가 중단된 숙박시설입니다.

건물을 타고 오르는 넝쿨이 세월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무성한 잡초가 울타리 바깥까지 뻗어 나왔습니다.

마을 분위기까지 함께 오싹해졌습니다.

<구영숙 / 제주시 애월읍>
"여기 밤에는 무서워서 못 다녀요. 나오지를 못해요. 가로등이 없었는데 이 건물 때문에 세워달라고 해서 불을 우선 밝히고 있어요."

제주시내와 멀지 않은 타운하우스 공사 현장입니다.

당초 20여 채를 지으려던 계획이 자금난에 물거품이 되면서 2년 가까이 공사가 멈췄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공사 대금 안 주면 유치권 행사해서 건축주도 함부로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현장은 손도 못 대는 경우도 많아요."

울창한 나무가 자라던 한라산 밑자락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변미루 기자>
“이 공사장 안쪽은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데요. 이쪽을 보시면, 못이나 철근 같은 위험한 자재들도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습니다.”

공사장의 흙은 파낸 상태로 방치되면서 주변에선 비가 내릴 때 토사가 흘러넘쳐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합니다.

<인근 상인>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토사가 넘쳤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비가 한창 왔을 때, 공사 지대가 높잖아요? 그래서 물 넘치지 말라고 둑을 쌓았다고 하더라고요."

이 밖에도 제주 도심부터 외곽까지 크고 작은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흉물이 된 건물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5년 이상 중단된 곳은 20군데가 넘고, 그 이하는 더 많다고 추정되지만,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에선 개입에 한계가 있다고 말합니다.

자금난으로 부도가 나거나 분쟁에 휘말린 경우가 많다보니 행정에서 철거나 정비 명령을 내려도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현행법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정비 계획을 수립하곤 있지만, 일부 위험 요소를 정비하는 게 전붑니다.

<강태환 / 제주도 건축지적담당>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이걸 철거하고 정비를 해야 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저희도 국토부도 내용을 인지하고 있고 이걸 어떻게 법령을 개선할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의 움직임은 조금 다릅니다.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공공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 과천시는 20년 넘게 공사가 중단된 병원 건물을 공동주택으로 재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전라북도 무주군도 한 민간 숙박시설을 주민복지공간으로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이성용 /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다른 지역처럼 행복주택 등 커뮤니티에 필요한 생활 SOC를 추진하는 게 방법일 것 같고요. 도심에서 가용지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면 좋을 것 같고요. 국토부의 움직임을 봐도 제도도 만들고 사업도 추진하는 분위기입니다."

<변미루 기자>
“기본적인 안전시설조차 없이 사회 곳곳에 흉물처럼 남아있는 건물들. 손 댈 방법이 없다며 방치한 결과는, 결국 시민들의 불편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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