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방치되는 빈집…대책은 '공염불'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1.05.04 10:02
영상닫기
<문수희 기자>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 관리도 안된 채 오랜시간 방치되면서 마을의 골칫덩이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는 빈집 문제 취재해 보겠습니다."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낡은 주택.

6,70년대 건축 방식으로 지어진 낡은 목조 주택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각종 쓰레기가 잔뜩 널부러져 있습니다.

바닥에는 잡초가 우거졌습니다.

오랫동안 관리되지 않고 있는 빈집입니다.

<문수희 기자>
"사방에 쓰레기가 널려있고 위를 보면 천장이 거의 무너져 내릴것 같습니다. 여기는 빈집이 아니라 거의 폐가 수준으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바로 옆동네에서도 빈집은 쉽게 발견됩니다.

대낮에도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빈집은 인근 주민들에게 골칫덩입니다.

<조정옥 / 건입동>
"빈집이 오래되긴 오래됐지만 미관상 안 좋고 좀 그렇네요. 그런데 내 집도 아니고 남의 집을 어떻게 할 수도 없잖아요."

<현문윤 / 건입동>
"저거 보기 싫어. 누워서도 보이고 앉아도 보이고 저거 보기 싫어서 죽겠어요."

벌써 사람이 살지 않은지 십년이 훌쩍 넘은 집.

안으로 들어가보면 온갖 집기가 망가진 채 쌓여 있고 집을 지탱하던 골조는 부식됐습니다.

<문수희 기자>
"이 곳 역시 건물 뼈대가 무너져 내리고 오랬동안 관리가 안된 상태로 보입니다. "

읍면 농촌지역의 경우 빈집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김태화 / 제주시 애월읍>
"무섭죠. 도둑은 안 들어올까...저쪽 집도 그래요. 저쪽 집도..."

빈집은 미관을 저해시킬 뿐 아니라 주민들의 거주 환경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김순신 / 제주시 한경면>
"저기도 사람 안살고 여기도 안살고 이 집도 안 살고 세 집이 안 살아요. 네 집이, 저 쪽 집까지...(사람 안 사는 집이 이렇게 많아지면 어떠세요?) 무섭지..."

빈집 발생은 도시 쇠퇴와 인구 유출현상과 밀접히 관계돼 있습니다.

빈집 실태 조사 현황을 살펴보면 도내 전체 마을 가운데 한경면과 애월, 구좌읍 같은 농촌 지역에 밀집돼 있습니다.

제주시내 만 살펴봐도 삼도동과 용담동 같은 구도심권에 몰려 있습니다.

값비싼 아파트가 들어서며 치열한 분양권 경쟁을 치루고 있는 신도심과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빈집이 방치될 수록 정주환경이 악화되고 사람들로 부터 외면받는 마을이 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빈집 정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제주도 역시 빈집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난 2019년부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허울 뿐인 대책 마련에 그치고 있습니다.

빈집 실태 조사는 제대로 된 현장 방문 없이 이뤄져 10년 넘게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을 빈집으로 처리하는 가 하면,

<문복희 / 제주시 건입동>
"시청에서 여기 빈집, 아무도 안 사는 곳이라고 등록돼 있다고 해서 왔는데... 아무도 안 산다고...? 10년 넘었어, 10년 됐어..."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수천여 만원의 예산을 들인 용역 역시 단발적인 조사로만 끝나 버렸습니다.

정비 사업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업무분장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빈집정비는 법령상 농어촌정비법과 주택정비법으로 나뉘는데 여기다 관련 조례도 있어서 소관부서가 농정과와 주택과, 건축과 등으로 제각각입니다.

이러다보니 정비 계획은 커녕 정보수집도 안 되고 국비 확보에도 손을 놓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정비사업을 마친 빈집은 단 곳도 없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법이) 통합되면서 농어촌 정비법 되면서 넘어온 사무거든요. 저희는 사업 부서가 아니지 않습니까... 인허가 부서라서 (정비하는데) 한계가 있거든요."

빈집뱅크 제도를 도입해 정비와 활용에 나선 순천시와 적극적인 매입에 나서 사회 주택 공급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 등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김태일 / 제주대학교 건축과 교수>
"세부적으로 가이드라인이랄까 지침이 없는 법적 근거 때문에 공무원의 행적적인 움직임에 한계가 있고 부처간의 협력적 체계 사업이 아직까지 미비한 부분, 세번째는 관련된 사업들을 통제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 조정하는 기능이 미비하고 이런 문제가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오랜시간 방치되며 정비가 시급한 도내 빈집은 모두 8백 6십여 채.

<문수희 기자>
"빈집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정비를 위한 여러 방안과 정책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행정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빈집을 둘러싼 온갖 불편은 애꿎은 주민들이 떠안게 됩니다. 카메라포커습니다. "

기자사진
문수희 기자
URL복사
프린트하기
로고
시청자 여러분의 소중한
뉴스 제보를 기다립니다.
064 · 741 · 7766
제보하기
뉴스제보
종합 리포트 뉴스
뒤로
앞으로
이 시각 제주는
    닫기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제보가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뉴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로고
    제보전화 064·741·7766 | 팩스 064·741·7729
    • 이름
    • 전화번호
    • 이메일
    • 구분
    • 제목
    • 내용
    • 파일
    제보하기
    닫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