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희생 어린이 800여명, 영화로 추모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05.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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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린이 날입니다.

마냥 행복해야 할 날이지만 제주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4.3과 연관을 짓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당시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운데 10살 이하의 어린이들이 800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 4.3 평화공원 안 각명비.

사람들이 그 앞에 앉아 무명천 위에 무언가 열심히 적습니다.

이름이 적힌 흰 무명천이 나무에 하나 둘 씩 매달리고, 세찬 바람에 나부낍니다.

제주 4.3 사건 당시 희생된 아이들을 주제로 한 영화 '퐁낭의 아이들'의 일부 장면입니다.

4.3 당시 희생된 10살 이하의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사유진 감독은 5년 전, 유적지에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가 4.3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4.3 여성 희생자에 이어 이번에는 희생된 어린이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유진 / 영화 '퐁낭의 아이들' 감독>
"아이들은 평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아이들은 이념도 없고 이데올로기도 없고 정치도 없어요. (어른들의) 정치 프레임에 의해서 아이들이 학살당한 사건을 보면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평화가 왜 우리 곁에 있어야 하는지를…."

특히 각명비에 이름도 없이 누군가의 자식으로만 기록된 어린이들도 여럿인만큼 다같이 모여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에 더욱 신경썼습니다.

<사유진 / 영화 '퐁낭의 아이들' 감독>
"10살 이하의 어린 영혼들을 '이름을 전부 다 불러주자'였어요. 그래서 제주도 전역,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아이들 고혼으로 떠돌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 아이들의 잊혀진 이름 73년 동안 누구도 불러주지 않은 이름을 저희가 직접 불러주자."

4.3 당시 희생된 10살 이하의 어린이들은 대략 8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가슴앓이하던 유족들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면서도 옛 생각에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습니다.

<고완순 / 4·3 북촌리 사건 희생자 유족>
"고맙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 오면 자꾸 울 것 같아서…. 그런데 너무 많은 세월이 흘렀다. 좀 더 빨리 세상 밖으로 나왔더라면."

영화 제작팀은 애기 무덤에 바람개비를 설치하고 헌화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4.3 당시 희생된 어린 영혼들을 위한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KCTV 뉴스 김경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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