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유해발굴 언제쯤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21.06.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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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일)은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제66회 현충일입니다.

70여 년 전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제주에서도 1만명 넘는 청년들이 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전쟁통에 2천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직도 700여 명은 유해조차 발굴되지 않아 유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해마다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이제까지 단 2명의 신원만 확인됐을 뿐 성과는 극히 미미하기만 합니다.

문수희, 조승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정읍 충혼묘지 가장 구석에는 유해조차 안치하지 못한 혼묘 하나가 있습니다.

혼묘 앞에는 6.25전쟁에서 전사한 형을 그리는 양신하 할아버지가 서 있습니다.

6.25 전쟁에 나간 뒤 끊겼던 형의 소식은 50년이 지난 어느날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통지서 한통으로 알게됐습니다.

<양신하 /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집배원이 노크를 해서 열어보니까 공문이 등기로 온 거예요. 전사통지서...그걸 보니까 그때야 아이고 형님 죽었구나...방안에 들어가서 대성통곡을 했어요."

아직까지 형의 유해조차 찾지 못했다는 사실은 양 할아버지에게 죄책감으로 돌아옵니다.

형의 옷가지와 유품 등을 묻어 혼묘라도 만들어 세웠지만 죽기전엔 꼭 형의 유골을 묻고 싶은 간절한 마음뿐.

하지만 이런 간절한 바람과 달리 유해라도 찾을까 하는 기대는 매번 실망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양신하 /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혹시나 내 유전자가 국방부에 있으니까 내가 죽어서라도 먼 훗날 우리 후손에게 (형의 유해가) 올지 모르지만..."

지난 2000년부터 국방부에서 6.25 참전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사업이 시작됐지만 제주출신 전사자들의 소식은 거의 없습니다.

지난 2007년 강원도 화천에서 1구가 발견됐고, 지난달에는 2017년 강원 양구에서 발굴한 유해가 제주출신 전사자로 확인된 것이 전붑니다.

유족들은 70여 년의 세월을 아픔으로 기다릴 뿐 입니다.

<양신하 / 6.25전쟁 전사자 유가족>
"50년 동안 어디에 누워있는 지 세상은 그를 잊게 하였고 시신도 거두지 못해 가족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 비통함을 이제서야 빗돌에 세워 명복을 빕니다."

KCTV 뉴스 문수희 입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제주 출신 군인은 해병대와 육군 등 1만 3천여 명.

인구가 적고 거리도 멀었지만 조국을 지키기 위해 1만명 넘는 제주 청년들이 기꺼이 몸을 내던졌습니다.

당시 치열했던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은 2천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유해가 수습된 전사자는 1천 300여 명.

나머지 700여 명은 고국 산천 어딘가에서 70년 넘게 발굴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국방부가 지난 2007년부터 별도 조직을 꾸려 유해 발굴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허욱구 /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장>
"6.25 전사자를 찾기 위해서 매년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다하고 가족으로 돌려 드릴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하기만 합니다.

매장된 위치를 식별하는 과정에 관련 자료가 부족해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70년 넘게 흐르는 동안 국토 개발에 따른 지형이 많이 바뀌며 전투현장이 훼손된 점도 발굴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2년 전 제주에서 유해발굴 사업과 관련해 증언 조사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도 없는 실정입니다.

현재 제주지역 유가족 600여 명이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해 신원 확인 결과만 기다리는 상황.

6.25 전사자의 유족 또한 고령화되며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만큼 유해발굴 사업이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오영훈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관련 예산의 증액 편성 등을 통해서 유해 수습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 드리고요, 특히 남-북한 간 유해 수습을 위반 협력적 분위기 조성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

나라를 위해 몸바쳐 싸웠던 전사자를 늦게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일은 그 나라의 의무일 것입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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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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