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살아서도 죽어서도 버려지는 동물
허은진 기자  |  dean@kctvjeju.com
|  2021.06.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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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기자>
"이제는 애완동물보다는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더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방치되고 있고, 장묘시설이 없다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는 제주 반려동물 정책의 과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제주동물보호센터입니다.

새로운 가족, 반려동물을 맞이하기 위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설명을 듣습니다.

길에서 떠 돌던 누군가에게 버려진 동물들을 입양하기 위해서입니다.

엄마와 함께 센터를 찾은 학생은 동생이 생긴다는 사실이 설레기만 합니다.

<공하윤 / 서귀포시 대정읍>
"너무 떨려요. 잘 적응할지 걱정돼요."

제주에서 유기된 동물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줄어 7천 마리 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2천400여 마리로 집계되며 올 한해 6천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공 시설 외에 민간의 유기동물 보호쉼터가 제주 곳곳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제주시 외곽지역의 한 유기견 쉼터를 찾았습니다.

지역의 어르신이 떠도는 개들을 하나둘 키우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50여 마리가 되며 도움이 필요해진 곳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순서를 정해 매일같이 이곳을 찾아 밥과 물을 채워주고 청소를 합니다.

개들은 봉사자들의 손길이 반갑기만 합니다.

마당개라고 불리는 농촌지역의 개들이 의도치 않은 번식과 유입으로 어쩔수 없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도에서는 마당개 중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지역의 어르신들이 이런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참여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릅니다.

<김진영 / 유기동물 봉사단체 프렌들리핸즈 봉사자>
"유기도 되지만 자체 번식이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중성화의 문턱을 많이 낮춰줘야 될 거 같고 시골 어르신들이 누가 병원에 개를 데리고 가서 중성화를 하겠어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제주지역의 반려동물은 약 13만 마리로 추정되고 세집당 한집꼴의 높은 비율을 나타낼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가족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족같은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누군가의 가족이었지만 반려동물은 죽는 순간 일반 폐기물로 분류돼 땅에 묻어서는 안되고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려야 합니다.

<김상균 / 제주시 용담이동>
"담당부서 직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면 된다고 하니까 중형견인데 거기 넣어서 버려도 되냐고 다시 되물으니까 '네' 하고 짧게 대답하고 끝나니까 화가 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동물 장묘시설을 이용해 화장을 할 수도 있지만 제주에 허가받은 관련 시설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다른지역에서 화장을 하려고 하더라도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은 물론 사체를 화물로 보내는 것도 제주의 보호자들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차량 구조변경 승인을 받고 차량 내에 소각시설을 만들어 화장을 하는 이동식 장묘시설이 도내 일부에서 운영되고는 있지만 영업 허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화장은 건물 등 일정 시설을 갖춰야하기 때문입니다.

<손재익 / 반려동물 장례서비스 운영>
"일본 같은 경우는 25년 전부터 5천 대 정도가 이렇게 (이동식 장묘서비스를) 합니다. 꼭 필요하다고들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법적인 제도권 안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까 지금까지 와 있습니다."

게다가 제주도가 몇차례 추진해온 공공 동물 장묘시설도 매번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았던 상황.

다행히도 최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김익천 / 제주도 동물방역과장>
"최근에 한 마을에서 마을 부지에 이러한 공설 장묘시설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해 오셔서 저희들이 그 마을 부지에 대해서 적정성을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려 인구가 증가하고 관련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동물보호와 복지를 도맡을 수 있는 제주도 차원의 전담 조직이 없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허은진 기자>
"이제 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가 됐지만 관련 제도들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만큼 기존 정책들에 대한 현실적인 개선과 보완이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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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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