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기획 4] 말라가는 할망바당…무너지는 해녀 공동체
문수희 기자  |  suheemun43@kctvjeju.com
|  2021.07.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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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해녀 대부분은 고령화로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물질을 하는데요.

하지만 갯녹음 현상이 수심 5m 이내 앝은 바다까지 확산되면서 일터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조업 공간이 메말라가면서 해녀들은 물질을 포기하고 바다를 떠나고 있습니다.

문수희 기자의 보돕니다.

수심 10미터 아래 전복 밭은 제주 해녀 중에서도 물질 실력이 가장 뛰어난 상군 해녀의 바다입니다.

물 속에서 2분 가까이 숨을 참으면서 전복을 캐고 자맥질할 수 있는 상군 해녀는 대부분 60대 이하로 현직 해녀 3천 6백여 명 가운데 30%도 되지 않습니다.

물질이 익숙치 않거나 나이가 많아 깊은 바다를 갈 수 없는 하군 해녀들은 수심 5미터 이내 얕은 바다에서 물질을 합니다.

톳이나 모자반 같은 해조류가 풍성했고, 이들을 먹고 자라는 소라나 성게도 하군 해녀들의 주된 소득원이었습니다.

평균 나이 70세를 넘는 제주 해녀들에게 하군 바다는 주된 일터이자 쉼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30여 년 전부터 시작된 갯녹음 현상으로 바다는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해조류 가운데 갯녹음을 일으키는 홍조류 비율이 70%를 넘기면서 풍부한 종 다양성을 자랑하던 하군 바다 숲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얕은 바다에서 자라던 우뭇가사리나 톳 수확량은 10년 전과 비교해 80% 가까이 급감했고 소라 생산량도 같은 기간 32%나 줄었습니다.

하군 해녀들의 바다는 더 이상 예전 같은 풍족함을 주지 못합니다.

< 백월선 / (74세) 대정읍 일과 어촌계 해녀>
"바다에 풀이 없어서 그렇게 됐어요. 톳도 나오고 미역도 나오고 모자반도 나오고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그런 것이 전혀 없어요."

<고순자 / (78세) 대정읍 일과 어촌계 해녀>
"우리 살 곳이 없어. 이제 우리 물질할 곳도 없어서 물질 못할거 같아. "

갯녹음으로 뒤덮힌 하군 해녀의 바다, 할망바당에서 사라지는 건 수산물 뿐 만이 아닙니다.

갈수록 잡을 물건이 없어지면서 1년 사이 70살 이상 고령 해녀 100여 명이 물질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좌혜경 /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상당히 중요한 공간이면서 공존의 공간, 이런 바다가 요즘 온난화나 환경 변화로 상당히 바뀌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해녀들이 연세가 들어서 이제 작업할 해녀가 줄어드는 그런 모습과 궤를 같이하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저는 상당히 크죠. "

해녀 고령화로 해녀의 바다도 점점 가까워지고 얕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바다 환경 변화로 말라가면서 해녀 문화 그리고 배려와 수눌음이 가득했던 해녀 공동체도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KCTV뉴스 문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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