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정석비행장 대안?…논란·혼란
조승원 기자  |  jone1003@kctvjeju.com
|  2021.07.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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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건설이 환경부의 반려 결정으로 제동이 걸린 지도 벌써 2주가 다 돼가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열흘 넘도록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이 표선면 정석비행장을 대안으로 띄우고 있습니다.

제2공항 찬성과 반대측 모두 정석비행장을 대안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번 행보가 도민사회에 혼란과 논란,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조승원, 양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결정은 내린 것은 지난 20일.

사업 자체의 무산을 의미하는 부동의가 아닌 절차를 다시 해야 한다는 반려 결정이어서 공은 국토부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환경부의 반려 결정 이후 열흘 넘도록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제2공항을 어떻게 할지 민주당 지도부와 정부 부처가 협의하는 당정협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안갯 속에 갇힌 듯한 제2공항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주 국회의원들이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정석비행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석비행장이 종전의 평가와는 달리 제주의 두 번째 공항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전문가 검토 결과에 근거한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오영훈 의원이 이 같은 발표와 함께 토론을 진행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습니다.

성산 제2공항 찬성측이 토론회 개최에 반발하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자 오 의원이 코로나 방역 우려 등을 이유로 연기한 것입니다.

제2공항 갈등 대안으로 제시된 정석비행장이 또 다른 갈등을 낳고 있는 모순입니다.

오 의원과 제2공항 찬성측이 정면 충돌한 장면은 이 같은 모순이 가져온 파장을 단적으로 보여줬습니다.

<고창권 / 성산읍청년희망포럼 대표>
"그동안 참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국회의원 3명이 모략을 해서 아무 말도 없이 정석비행장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 갈등 유발을 어떻게 할겁니까."

오 의원 측은 제2공항 갈등에 대한 접점을 찾겠다며 정석비행장 활용에 대한 토론회를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열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제2공항 찬성측은 물론 반대측도 정석비행장에 반대 입장이어서 이번 같은 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제2공항 건설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정석비행장 대안이 거론되며 제주 공항 인프라 문제가 점점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습니다.

KCTV뉴스 조승원입니다.



정석비행장은 지난 1990년 교통부, 2012년 제주도가 발주한 신공항 입지 예비조사 19곳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에서는 최초 31곳의 후보지에 이어 1단계 후보지 10군데에 포함됐었지만 2단계 후보지 4곳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항공기술적인 측면에서 신공항 후보지로 적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병종 / 한국항공대 교수(2015년 11월 제2공항 발표 당시)>
"후보지는 객관적이고 면밀한 검토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가장 우수한 후보지를 골랐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석비행장은 해발고도가 350미터로 제주공항 30m에 비해 300미터 이상 높아 상대적으로 안개가 많이 끼는 등 가장 기본적인 기상조건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또 한라산 기슭에 있어 난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주변 오름에 둘러쌓여 있어 안전성과 확장성에 여러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현재 정석비행장은 대략 155만제곱미터.

2공항이 요구하는 면적은 495만 제곱미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정석비행장을 대안으로 꺼내들며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더욱이 성산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대안 제시로 새로운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부동의가 아닌 반려 처분을 내린 상황이며 국토부는 여전히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최종 결정을 앞두고 후속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먼저 판을 깔고 보이지 않는 손을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껏 2공항 문제에 있어 한발 물러서 있었던 국회의원들이 이번 정석비행장 추진에는 발빠르게 토론회 개최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 같은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인 접근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영훈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환경부의 반려 결정과 관계 없이 저는 2019년 2월 당정협의 때부터 정석비행장 활용을 통해서 제주지역의 갈등이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습니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다면, 또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충분히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정이 사용주체인 도민들의 공감대 없이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면 또 다른 갈등과 후폭풍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KCTV뉴스 양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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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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