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그 많던 돌은 어디로?…대책도 없어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09.29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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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제주의 해안은 독특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곳곳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직접 현장을 둘러보겠습니다."

제주시 탑동 해안가입니다.

이 곳은 까맣고 반지르한 돌들이 가득하게 자리잡아 '먹돌 해안'으로 불렸습니다.

먹돌이 널려있던 해안은 제주만의 아름다움을 자아냈고 각종 해산물이 자라나 해녀들의 작업장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돌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보니 방파제 안과 밖의 바다 색이 육안으로 확연히 구분될 정도입니다.

해녀들의 한숨은 늘어만 갑니다.

<해녀>
"저 경계선에서 여기까지 해 봐도 (물질) 못 합니다. 이 모래가 다 덮으면서 썩어버리니까."

<김경임 기자>
"이 일대에는 까만 먹돌이 해안가에 있었는데요. 아직도 그대로인지 저희 수중촬영팀이 직접 촬영해보겠습니다."

바닷속에 짙은 모래 사막이 끊임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온통 다 뻘밭입니다."

주민들은 바다 한가운데 방파제 공사가 진행되면서 먹돌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월파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파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변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공사가 진행됐다는 겁니다.

<장복자 / 해녀>
"거기 성게도 나고 오분자기도 나고 했었는데. 월파 방지 (공사) 하니까 돌이 하나도 없어."

<현심순 / 산지어촌계 해녀회장>
"돌을 모래로, 모래로 다 덮어버리니까. 돌이 없어지는 거야."

<홍옥희 / 산지 어촌계장>
"너무 아쉽지 그거는. 이 월파 (방지 공사만) 안 했더라도 (남아있었을 거야)."

제주에서만 볼 수 있어 지질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먹돌이지만 원래 모습을 찾으려는 노력도 없이 시간만 흐르면서 계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홍옥희 / 산지 어촌계장>
"이 흙 모래를 없게 만들어 달라(는 거지)."

<현심순 / 산지어촌계 해녀회장>
"모래를 다 바지선이 와서 기계로 해서 다 퍼줘야 하지. (바닷속이) 완전 논같이 생겨버리니까 여기가."

조약돌처럼 둥근 몽돌로 유명한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

해안도로 개통 이후 몽돌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옛 모습을 잃었습니다.

<조금옥 / 대구광역시>
"실망이 커요. 좀 많았으면 보기 좋았을 텐데 너무 없으니까 돌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걸 모르겠어요."

<김장헌 / 제주시 내도동>
"방파제를 쌓고 난 후에도 많이 없어지고. 자갈이 전부 해마다 해마다 없어져."

<김경임 기자>
"둥근 몽돌로 유명한 내도동 알작지입니다. 상부에는 아직까지 이렇게 돌들이 남아있는데요. 하지만 조금만 아래로 내려오면 돌은 거의 없고 모래만 남아있습니다."

해안가 일대의 도로 파손과 보수가 수년 째 반복되면서 돌이 사라진다는 논란이 일자 행정에서는 최근, 공사 과정에서 몽돌을 수거해 모아뒀다가 다시 그 자리에 펼쳐뒀습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해안 곳곳이 듬성듬성 비어있습니다.

<제주시 관계자>
"저희가 (보관했다가) 10개면 9개만 갖다놓을 순 없지 않습니까? 파도에 의해서 휩쓸려가는 거 아니냐는 그런 얘기도 있고 해서…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바닷물에 쓸려갔을지도 모른다는 몽돌.

바로 앞 해안 물결을 따라 군데군데 펼쳐진 돌들이 보입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 몽돌은 찾아볼 수 없고 간간히 물고기들만 헤엄칩니다.

조류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시설물을 만들면서 바다로 빠져나가는 물살이 강해져 돌이 소실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홍영철 /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
"호안이 생기니까 (파도가) 와서 부딪히게 되죠. 이게 부딪히면 '백 웨이브'라고 해서 반발력 때문에 나가면서 끌고 나갑니다. 모래나 자갈을 끌고 나가서 먼바다로 끌고 나가게 돼서 결국 여기는 호안도 무너지면서 알작지도 유실되는…."

관련 부서에서 몽돌이 사라지는 이유를 찾기 위해 전문가들의 자문도 구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몽돌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송창권 / 제주도의회 의원>
"계절적인 요인도 있다는 얘기도 있으니까 그것도 살펴보면서 다음 이 시기를 넘어서 유실되는 것이 지속되고 있다면 다른 방안들을 전문가들과 함께 얘기를 해서 당연히 찾아나가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김경임 기자>
"제주 해안 곳곳을 돌아보니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 돌아오기 매우 어렵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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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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