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멧돼지 피해 속출…외래 사슴까지 '골치'
김경임 기자  |  kki@kctvjeju.com
|  2021.10.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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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매년 이맘때쯤이면 먹이를 찾아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곳곳에 나타나면서 골칫거리인데요. 여기에 외래 사슴까지 개체 수가 증가하며 국립공원 생태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에서 야생동물 포획현장을 직접 찾아가보겠습니다."

멧돼지 한 마리가 골프장 잔디 위를 위험천만하게 뛰어다닙니다.

골프장 곳곳을 누비며 잔디밭을 모두 헤집어 놓습니다.

신고를 받고 야생동물포획단이 긴급 출동했습니다.

<제주도 야생생물관리협회 포획단>
"이렇게 비비는 거죠. 진드기들을 떼어내려고. 진흙 목욕해 가지고. 하도 여러 번 하니까 (나무) 껍질이 다 벗겨질 정도로."

주변 숲속을 샅샅이 수색한 끝에 멧돼지의 은신처를 찾아냅니다.

<현상훈 / 제주도 야생생물관리협회>
"(골프장) 그린 옆을 파 버렸다고 하니까. 국립공원 쪽에서 돼지가 왔다 갔다 하면서 먹는 거예요. 보니까."

<현상훈 / 제주도 야생생물관리협회>
"(이 정도면 크기가 어느 정도나 돼요?) 한 150kg 이상 나갈 것 같은데?"

그 순간, 냄새를 맡은 사냥개들의 활동이 시작되고 어느새 멧돼지를 둘러싸고 위협합니다.

덩치 큰 멧돼지라도 여러마리의 사냥개 앞에서는 역부족입니다.

"됐어 됐어. 비켜 비켜, 나와 나와."

최근 멧돼지 출현빈도가 부쩍 늘면서 주말 사이 골프장 두 곳에서만 4마리가 포획됐습니다.

<장호진 / 제주도 야생생물관리협회 사무국장>
"갑자기 사람들 골프 치는데 돼지 나타나가지고. 골프장에서 갑자기 골프장 직원이 전화 와 가지고 큰일 났다고 하니까. 가 보니까 (멧돼지) 한 마리가 있어 가지고 포획한 거예요. 총으로. 몸무게는 이 정도면 한 130kg 정도 나가고."

야심한 밤, 멧돼지 무리가 농장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사람을 발견해도 이제는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을 위협하곤 합니다.

<이대영 / 산양삼 농가>
"자기들이 무리를 지어있을 때는 도망 안 가요. 그냥 춤도 추고 노는데요 뭐. (그럼 더 위협적이겠네요?) 위협적이죠. 아주 위험하죠 지금 돼지보다더 무서운 짐승은 없으니까요 산에서."

<김경임 기자>
"최근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내려오면서 산간에 있는 농장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직접 찾아가보겠습니다."

산간에 위치한 버섯 농장은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합니다.

버섯 종균을 심어둔 나무들은 전부 파헤쳐져 있습니다.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며 온통 헤집어 놓은 겁니다.

애써 키워놓은 버섯을 수확 직전에 피해를 입은 농가는 망연자실합니다.

<임희규/ 버섯농가>
"아, 이거 지금 어제 그제 한 삼일 정도 계속 복구하고 있는데 아까 보시다시피 정리 안 된 것도 있고 저쪽에 가면 더 심한데도 있어요. 이왕 온 김에 거기도 한번 보세요."

<임희규 / 버섯농가>
"이게 금방 썩어 이게. 이 나무와 표피 사이에 균이 살아있어야 되거든? 넘어져서 그냥 방치해두면 이게 그냥 다 썩어서 없어지는 거야."

산삼 밭도 온통 쑥대밭입니다.

6년 이상 재배했지만 남은 게 없습니다

<이대영 / 산삼 농가>
"나는 산삼을 재배하기 때문에 귀신같이 알아요 얘들이. 자기들 몸에 좋은 걸. 그래서 엄청난 피해를 보죠. (돼지가 산삼도 먹나 봐요?) 잘 먹습니다. 아주 기가 막히게 먹죠. (땅을) 파면서 산삼을 캐먹죠. 잘 먹습니다."

매년 200마리가 넘는 멧돼지가 포획되고 있는데,

특히 번식기인 11월부터는 공격성이 더욱 강해지면서 큰 위협대상이 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한라산국립공원을 누비는 외래 사슴도 또다른 골칫거리.

주변 농가 등에서 탈출한 사슴들이 야생화되며 사람을 공격하고, 중산간은 물론 한라산국립공원 습지까지 파괴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지난 2014년부터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립공원 안에 서식하는 개체 수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

<현상훈 / 제주도 야생생물관리협회>
"앞으로 지금까지는 생태계 교란종 차원에서 구제를 하긴 하는데 지금 제주도 전체적으로 사슴이 많이 번식하고 있어요 지금."

그러는 사이 보호식생들은 파괴되고 한라산국립공원의 생태계 균형은 점차 무너지고 있습니다.

<현승철 / 영산강유역환경청 제주사무소장>
"(기존) 생태 환경에 새롭게 외부에서 들어온 종들이 방사돼서 서식하고 있다는 거는 그 지역의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게 되거든요. 특히 저희 습지보호지역을 관리하고 있는 환경청 입장에서는 습지보호지역에 여러 가지 멸종 위기종이라든지 습지 생태에 피해를 일으키는지를 저희가 주시를 하고 있고요."

<김경임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유해야생동물 포획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동물들의 활동영역이 점차 도심까지 가까워지면서 피해가 늘어가고 있지만 매년 포획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 이제는 좀 더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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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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