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화물차 멈추고 비료 대란까지 '초비상'
변미루 기자  |  bmr@kctvjeju.com
|  2021.11.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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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루 기자>
"이름조차 생소한 요소수, 이 화학물질 하나가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화물 운송부터 농업까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난리인데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들여다보겠습니다."

화물차 기사들이 차에서 무언가를 뽑아냅니다.

차를 운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수입니다.

<화물차주>
"(이건 뭐 하시는 거예요?) 요소수가 없으니까 다른 차에서 빼서 없는 차에 넣으려고. 이 차는 섰어요. 여기에 보충하려고."

도움을 받아 급하게 수혈한 물량은 고작 3리터 남짓.

당장 서귀포에서 감귤을 싣고 서울 가락시장까지 오가려면 네 다섯 배는 필요합니다.

제주항에 발이 묶인 화물차주는 답답하기만 합니다.

<배성진 / 화물차주>
"서울로 가야 되는데 요소수가 없어가지고 일을 못하고, 물건을 실으러 가야 되는데 차가 못 움직여요. 방법을 찾아봐야죠. 다른 차를 보내든가."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물질인 요소수는 2015년 이후 등록한 화물차나 2018년 이후 디젤 승용차에 의무적으로 넣어야 합니다.

<타가> 도내 영업용 화물차 4천 4백여 대 가운데 요소수가 필수인 차량은 절반이 넘는 2천 300여 대.

그만큼 수요가 많지만 최근 산업용 요소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산 수입이 끊기면서 가격까지 폭등했습니다.

<변미루 기자>
“이 통 하나에 요소수 10L가 들어있는데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만 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0만 원을 줘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유소마다 요소수를 구하려는 차량들이 밀려들고 있지만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유창완 / 수산물 유통업자>
"이제 다 품절돼서 사지를 못하겠어. 없어요. 없어 아예."

중고마켓에는 요소수를 구하려는 절박한 소비자와 더 비싸게 팔려는 판매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화물업계에선 벌써 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김근범 / 제주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상무>
"(협회 소속) 화물차량 약 800~900여 대가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인데 지금 공급을 못 받아서 운행이 정지된 차량이 한 200여 대 정도."

농촌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마늘과 양파 농가에선 이맘때쯤 꼭 뿌려야 하는 요소비료를 구하지 못해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비료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숙자 / 마늘 농가>
"내년에 비료 못 사서 농사 못 지을까봐 미리 비료라는 비료는 다 사들이고 있어요. 우리는 늦게 가서 아무것도 없었어요."

실제로 일부 농협에서는 이미 요소비료 재고가 바닥나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가득 찼던 비료창고는 곳곳이 텅 비어있습니다.

<김정훈 / 대정농협 상무>
"절반이 가득 차야 되는데 보시다시피 비료가 없는 상황입니다. 발주를 하더라도 물량 재고가 없다 보니까 도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비료를 사러 왔다가 허탕을 친 농민들은 항의합니다.

<문한석 / 마늘 농가>
"요소는 지금 들어올 가망성이 없어? (현재로서는 언제 들어올지...) 대정지역 90% 이상 마늘 농가인데 그걸 지금 품절시키면 어떻게 하라고."

사상 초유의 요소수 대란은 화물업계와 농업뿐 아니라 전세버스와 통학버스, 건설현장까지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조장희 /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
"제주는 물류를 통하지 않고서는 교류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항공 수송 등이 대체되지 않는 한 일반 소비자들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의 물류 이동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됩니다."

청소차나 공영버스, 소각장 같은 공공분야는 한두 달치 비축 물량이 있긴 하지만 민간은 아무런 대책이 없어 더 막막합니다.

제주도는 모두 정부의 몫이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경부 요청에 따라 기본적인 수요조사만 진행했을 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정상현 / 물류업체 운영>
"지자체에서 현실에 대한 대안이 없어서 거꾸로 협회에 물어보고 있는 현실입니다. 먼저 서둘러서 요소수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아니면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 먼저 우선적으로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해야 되지 않나."

반면 다른 지자체들은 공공 경유차 운행 제한, 요소수 피해 신고센터 운영에 이어 생산업체와 우선공급 협약을 맺는 등 자구책 마련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송영훈 / 제주도의회 의원>
"물류 산업뿐만 아니라 제주 경제의 버팀목인 1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민관이 TF팀이라도 구성해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부는 급한 대로 해외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공공분야 우선 투입이 원칙인데다 물량 자체도 부족해 단기적인 대책에 그치고 있습니다.

<변미루 기자>
"뒤늦게 대책이 나오곤 있지만 아직 손에 잡히는 결과물은 없습니다. 지금처럼 우왕좌왕하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서민경제를 관통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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