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포커스
<오프닝>
"이곳 어승생저수지는
최근 중산간 지역의 추운 날씨와 가뭄으로
수원지를 통한 취수량이 절반 넘게 줄었는데요.
일부 지역에는
물 부족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주 카메라포커스는
제주의 물 관리 실태를 살펴보겠습니다."
제주 중산간 대부분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어승생정수장입니다.
제2저수지는
50만톤의 저수가 가능하지만
최근 저수량은
20일 정도 사용 가능한 15만톤에 불과합니다.
전년에 비해 700mm 이상 줄어든 지난해 강수량과
최근 지속된 한파로
정수장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줄어든 겁니다.
<싱크 : 김승용 /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지금 한 60일 정도는 충분히 버틸 수 있거든요.
지금도 이제 수계 전환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
이같은 상황에 인근 제1저수지는
물을 채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브릿지>
"이곳은 어승생정수장 제1저수지인데요.
보시다시피 바닥을 드러낸 상태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설 노후화로
지난해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물을 모두 빼냈는데
가뭄현상 등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다행히 날씨가 풀리고
계절적 요인으로 강수가 늘어나면
해결될 수 있다지만
여전히 과제는 적지 않습니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제주도의 유수율은 48.9%
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의 절반도
가정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다시 말해 수돗물의 절반은 땅속으로 줄줄 새고 있는 겁니다.
농업용수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9년 농업용 지하수관정 운영실태 감사 결과
누수율이 62%에 달했고
제주연구원 조사에서도
6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 문제 등
지하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조성된
저수지의 적극적인 활용도 필요한 실정입니다.
<브릿지>
"이곳은 도내 최대 규모의 저수지인 성읍저수지입니다.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만들었지만
정작 목표치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읍저수지는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615억원을 투입해
125만 톤을 저장할 수 있는 제주 최대규모로 건설됐습니다.
하지만 해당저수지를 사용하는 농가는 285농가에 그치고 있고
농경지는 174ha로
목표치인 400ha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지만
저수지 농업용수 이용이
농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겁니다.
농경지까지 저수지 배관을 설치하려면
직접 비용을 부담해
관로를 설치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정경석 / 성읍 농민>
"우리가 기본이 한 50만 원 이상 설치비가 든다고 하니까
아무리 (사용료가) 공짜라도 50만 원 이상 들게 되면 농가에선 부담이 가는 거죠."
게다가 따로 관로를 설치하지 않고도
지하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어
농민들은 저수지 이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는 겁니다.
<인터뷰 : 송원효 / 한국농어촌공사 기반사업부>
"지선을 추가 설치, 비상 급수대 신설, 수질 여과장치 보강공사 등을 완료하였고 궁극적으로 저수지 이용률 제고를 위한 기존 관정의 물탱크에
저희 저수지 용수를 보충 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지역 수리계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정작 자비를 들여
관로를 설치하려고 해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근 성읍마을의 경우 관로를 설치하기 위해선
문화재 심의 등의 문제도
개인이 해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강임용 / 성읍 농민>
"농업용수 물 사용하는데 그것까지 (문화재 변경) 심의를 받으라고 하면 농민들이 살 수가 있나 생각해 보십시오."
저수지가 완공된지 6년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저조한 사용률뿐 아니라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제주도의 물 관련 조직도 제각각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물과 지하수 관리 정책은 환경보전국 물정책과,
상하수도 문제는 상하수도본부,
농업용 용수는
친환경농업정책과,
하천수는 재난안전실 등으로 분산돼 있습니다.
<인터뷰 : 강성의 /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조직을 총괄할 수 있는 본부의 위상을 만들어줘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지하수의 전체적인 관리부터 시작해서 농업용수 관리,
상하수도본부에 대한 물 전반에 대한 관리, 이런 것들이 같이 들어갈 수 있도록
그런 형태의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클로징>
"제주의 소중한 자원인 물이
새거나 부족하거나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주의 물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카메라포커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