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가 된 할망들, 창고를 미술관으로
허은진 기자  |  dean@kctvjeju.com
|  2024.12.0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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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85세의 할머니들의 조금은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할머니들이 평소 쓰고 있던 창고를 미술관으로 활용하며 할머니들의 기억과 일상을 담은 200여 점의 회화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허은진 기자가 소개합니다.

마을 안길 곳곳에 할머니들의 화보 사진으로 제작된 입간판이 세워졌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할머니들의 창고가 미술관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평균 나이 85세.

11명의 할머니 화가가 자신들의 굴곡진 삶을 담은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창고 미술관에는 할머니들 마다의 이야기를 기록한 그림들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제주로 이주해온 작가와 그림 수업을 하며 그려낸 작품들입니다.

[조수용 / 할망작가]
"그려보니까 기분이 좋아서 그리고 있어요. 나이가 많아서 잘 못 그려도…. 좋으나 궂으나 보면 됐어요. 저는 그냥 잘 못 그린 거 보러 오는 것이 죄송합니다마는…."

창고마다 펼쳐진 할머니들이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삐뚤빼뚤 써내려간 그림 소개 이야기는 마치 본풀이처럼 느껴집니다.

4.3당시 집이 불에 타 숨어지냈던 이야기, 텃밭에 찾아오는 들짐승을 쫓아내는 일상, 잘 익은 무화과를 나누던 에피소드는 모두 할머니들의 그림 주제가 됩니다.

할머니들의 열정으로 늘어가는 작품에 마을과 지역 농협은 빈 창고를 전시공간으로 내어주며 힘을 보탰습니다.

[박인수 / 할망작가]
"시간이 가는 줄도 몰라요. 이 그림 그리다 보면. 다른 일 할 때는 3시간이 긴 것 같은데 그림 그릴 때는 3시간은 금방 가고.
친구들도 많이 그저 그렸으면 좋겠고 이렇게 많이 와서 보면 좋겠습니다."

작품 활동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며 많게는 수백만 원대에 작품이 거래되기도 하면서 할머니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김옥순 / 할망작가>]
"사람들이 많이 와서 질문하고 사진 찍고 하는 게 너무 즐거워서 하는데 또 그림을 많이 받아서 선생님이 팔아주데요. 아유 너무 좋아. 너무 기분 좋아서 참 살맛 나네요."

할머니들의 딸로서의 기억, 어머니로서의 기억, 그리고 현재의 일상들을 그림으로 담아낸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선흘리 마을 일대 할머니들의 창고에서 펼쳐집니다.

[홍태옥 / 할망작가]
"하다 보니까 잘 그리지도 못하고. 이걸 그림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전시까지 하고.
반갑습니다. 방송국에서까지 다 오셔서 이렇게 해주셔서. 기분 좋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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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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