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잘 들을 수 없어도, 꿈을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습니다.
청각 장애를 지닌 제주 출신 최은서 선수가
특공무술 21세 이하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조용한 체육관에서
홀로 훈련을 이어가는 그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 세종시에서 열린 제1회 특공무술 국가대표 선발전.
넓은 체육관 중앙에 선 최은서 선수는
무술복을 단정히 갖춰 입고 단상 위에 올랐습니다.
청각 장애를 지닌 그녀는
관중의 환호 대신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며 시범을 시작했습니다.
기합 대신 몸의 리듬으로 시작된 동작.
손날이 허공을 가르고,
발차기가 정확한 궤적을 그리며 공중을 찢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고,
동작 하나하나에는 수천 번의 반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1세 이하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로 선발됐습니다.
[인터뷰 최은서 / 한라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 ]
"내 자신의 몸과 마음 모두를 지켜 나가는데 아주 적합하고 훌륭한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장애를 가진 다른 분들도 충분히 도전하실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무술을 배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남들보다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동작을 익히는 데 시간이 더 걸렸고
그만큼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했습니다.
소리 대신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며 반복하고 또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김영철 / 제주도특공무술중앙회장 ]
" 최은서 선수는 중학생 시절부터 제가 지켜봐 온 선수입니다. 청각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연습하며 타의 모범이 된 선수입니다. 그러한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훌륭한 선수가 탄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운동은 그녀를 크게 바꿔놨습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이유로 위축됐던 마음은
함께 운동하며
웃고 땀 흘린 친구들 덕분에 조금씩 풀렸습니다.
특공무술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그녀에게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인터뷰 최은서 / 한라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 ]
"인공와우를 하고 혹시라도 다칠까봐 조금이라도 격한 운동은 피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 특공무술이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
조용한 체육관에서 홀로 훈련을 이어온 최은서 선수.
그녀의 투혼은
장애를 넘어선 도전의 상징이 되었고
특공무술의 정신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CTV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