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정권 때 강제 해산됐던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제주도의회가 지난 30년 동안 이룬 성과와 과제들을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변미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강제 해산됐던 제주도의회는 긴 공백기를 지나 1991년 제4대 의회로 부활했습니다.
주민이 직접 선출한 '우리 동네 의원'들이 민의를 대변하고 행정을 감시하면서 잠자던 지방자치는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고석현 / 1991년 당시 제주도의원>
"풀뿌리 민주주의가 부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기대 반 우려 반이었죠. 잘할 수 있을까? 의원들이 도를 견제해서 예산 심의를 할 수 있을까."
4.3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피해조사에 나서기도, 지하수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이용을 제한하는 조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2006년에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면서 지금의 광역의회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후 특별법을 기반으로 권한을 확대했고, 의원들은 연구모임을 만들며 역량을 키웠습니다.
30년 동안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졌지만, 한편에선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집행기관인 제주도와의 권력 불균형으로 인해 견제와 감시라는 본래의 기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반쪽짜리 인사권과 아무런 구속력 없는 인사청문회, 각종 동의안 처리 과정에서의 무기력한 모습은 민의를 저버린 '허수아비 의회'라는 오명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좌광일 /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도지사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면서 각종 인허가권이나 행정 절차의 모든 권한들이 도지사에게 쏠려 있는 반면 의회 입장에서는 견제하기 위한 뾰족한 수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 일들로 인해 도지사에게 끌려가는."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정작 도의회를 견제할 제도적 기반은 없어 자정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방자치의 꽃이라 불리는 제주도의회.
지난 30년 동안 위상은 높아졌지만, 더 단단히 뿌리내리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KCTV뉴스 변미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