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으로서 사과" "완전한 해결 노력"(2시용)
양상현 기자  |  yang@kctvjeju.com
|  2018.04.03 10:57
오늘 제70주년 4.3 추모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대통령 자격으로의 추모식 참석은
지난 2006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이고
국가추념일로 격상된 후 처음이어서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4.3 해결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제주도민 여러분,

돌담 하나, 떨어진 동백꽃 한 송이, 통곡의 세월을 간직한 제주에서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여러분은 70년 동안 물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제주의 봄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극은 길었고,
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날 만큼 아픔은 깊었지만
유채꽃처럼 만발하게 제주의 봄은 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오늘 우리는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습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4.3의 통한과 고통,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4.3은 제주의 모든 곳에 서려있는 고통이었지만,
제주는 살아남기 위해 기억을 지워야만 하는 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말 못할 세월동안
제주도민들의 마음속에서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4.3을 역사의 자리에
바로 세우기 위한 눈물어린 노력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체포와 투옥으로 이어졌던 예술인들의 노력은
4.3이 단지 과거의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임을 알려 주었습니다.

드디어 우리는 4.3의 진실을 기억하고 드러내는 일이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민과 함께 오래도록 4.3의 아픔을 기억하고
알려준 분들이 있었기에 4.3은 깨어났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습니다.

저는 오늘 그 토대 위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와 함께,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합니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유해 발굴 사업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끝까지 계속해나가겠습니다.

유족들과 생존희생자들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습니다.

4.3의 완전한 해결이야말로 제주도민과 국민 모두가 바라는
화해와 통합, 평화와 인권의 확고한 밑받침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4.3의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낡은 이념의 굴절된 눈으로
4.3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대한민국엔 낡은 이념이 만들어낸
증오와 적대의 언어가 넘쳐납니다.

이제 우리는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행한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도 4.3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보수와 정의로운 진보가
‘정의’로 경쟁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보수와 공정한 진보가 ‘공정’으로 평가받는 시대여야 합니다.

정의롭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면, 보수든 진보든,
어떤 깃발이든 국민을 위한 것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삶의 모든 곳에서 이념이 드리웠던 적대의 그늘을 걷어내고
인간의 존엄함을 꽃피울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그것이 오늘 제주의 오름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민 여러분,

4.3의 진상규명은 지역을 넘어 불행한 과거를 반성하고
인류의 보편가치를 되찾는 일입니다.

4.3의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가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제주는 깊은 상흔 속에서도
지난 70년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외쳐왔습니다.

이제 그 가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으로 이어지고,
인류 전체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전해질 것입니다.

항구적인 평화와 인권을 향한 4.3의 열망은
결코 잠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대통령인 제게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고,
우리 국민들에겐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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