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을비가 오락가락 했습니다.
이렇게 내리는 빗물은 말라가는 지하수를 대체할 수 있는 소중한 수자원이기도 한데요. 제주도는 오는 2022년까지 빗물 이용률을 7%까지 확대할 계획이지만,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변미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주시내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빗물이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서는 지금까지 빗물을 재활용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형식적으로 시설만 설치해놓고 가동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지금 현재로는 우수시설을 운영하는 것보다 다른 게 더 급한 게 많아요. 실질적으로 저는 이거 설치해서 운영하면 유지 비용이 더 들어가요."
이처럼 빗물이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곳 가운데 설치만 해놓고 방치하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제주도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의무대상 53곳 가운데 골프장을 제외한 호텔과 아파트 등 23곳은 빗물을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의무 대상이 아닌 일반인들도 행정 지원을 받아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예산은 한정돼 있어 확산 속도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빗물시설 지원사업에 250여 곳이 지원했지만,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절반인 130여 곳만 선정됐습니다.
<이재광 / 농민>
"자격이 된 사람이 (심사에) 올라갔는데도 절반 밖에 못 준다는 것은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는 이야기죠. (예산을) 더 확충해서 농가들이 신청한 양을 농민들한테 보조를 주든지."
이마저도 모두 하우스 농가에 치중돼 있고 공장이나 사무실, 주택 같은 일반 건축물은 없습니다.
제주도는 수자원관리종합계획에 따라 빗물 이용률을 2022년 7%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정확한 이용량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하수 고갈을 극복하기 위해 빗물 재활용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김민철 / 제주연구원 박사>
"(빗물) 이용·관리 측면이라든지 지원에 대한 제도는 없다고 보시면 되고요. 일부 시·군에서는 수도 요금 감면이라든지 포상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마련돼 있거든요. 그래서 좀 더 빗물 이용에 대해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무심코 흘려버렸던 빗물을 재활용 할 수 있도록 물 순환 체계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KCTV뉴스 변미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