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수확을 앞둔 마늘밭을 갈아엎고 있습니다.
한 해 농사가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순간입니다. 농사가 잘 되면 좋은 일일 것 같지만, '풍년의 역설'이라고 하죠.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을 불러 이렇게 산지폐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수확해 팔아도 운송비와 인건비 등 원가를 빼면 손에 쥐는 건 빚 뿐. 농민들의 선택지는 산지폐기 외에는 없습니다.
최근 3년만 봐도 그렇습니다.
2017년 월동무
2018년 양파
2019년 양배추
올해 다시 마늘....
정성껏 키운 작물을 갈아엎는 "비정상이 이제는 정상"이 된 듯 보일 정도입니다.
정부가 2017년, '채소가격안정제' 를 도입해 평년 가격의 80%를 보장하지만 참여율은 전국적으로 10% 수준. 보전율이 낮고, 가격이 올랐을때 손해를 본다는 생각 때문에 농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습니다.
산지폐기를 '풍년의 역설'로만 봐야 할까?
아무 소득도 없이 겨울을 보내는 농민들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보다 현실적인 가격안정제의 손질과 함께 강력한 생산량 조절 정책을 내놓지 않는 한 산지폐기는 또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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