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로 제주를 할퀴고 간 태풍 힌남노가 오늘 새벽 부산으로 빠져나갔습니다.
태풍이 가장 근접했던 지난 밤 전신주와 가로수들이 힘 없이 쓰러졌고 월파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주민들도 긴급 대피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먼저 양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삽시간에 불어난 빗물이 거센 물살을 일으키며 내려갑니다.
이번 태풍으로 산간에 900mm에 달하는 집중호우와 시간당 70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월대천은 밤 한때 위험 수위까지 차 올랐습니다.
제주도와 경찰은 월대천을 비롯해 범람이 우려되는 교량과 하천 주변도로 140여 곳을 통제 했습니다.
월파와 침수를 피해 긴급 대피한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집 대신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습니다.
<박찬종 / 남원읍 주민>
"여기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아요. 불안해요. 지금 바깥에 바람이 많이 불고, 창문도 엄청나게 마찰이 심하고요. 집보다는 더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다행히."
가족들과 몸을 피하긴 했지만 2년 전 처럼 또 다시 피해를 입지 않을까 마음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서아영 / 남원읍 주민>
"해안 저지대에 집이 있어서 파도가 물 때랑 만나는 시간에 저희 집까지 넘칠 것 같다고 예상돼서 2년 전보다 더 세력이 크다고 해서 많이 염려가 돼서 미리 대피하게 됐습니다."
태풍 힌남노는 제주 섬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특히 태풍이 가장 근접한 지난 밤 초속 30미터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가로등과 전신주, 가로수는 힘 없이 쓰러졌습니다.
대정읍 하모리에서는 공원 옆에 세워둔 보트가 강풍에 도로까지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서귀포항 새연교 입구 해녀 식당가는 월파에 힘없이 파손됐습니다.
노형중학교의 축구골대와 철재구조물이 강풍에 넘어지는가 하면 주변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구조물이 떨어져 소방대원이 긴급 조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삼양동의 주택 지하 층이 빗물에 침수되는 등 150건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소방은 안전 조치와 함께 차량이나 주택 해안가에 고립됐던 14명을 구조했고 4백 톤에 달하는 빗물을 퍼냈습니다.
태풍 힌남노는 빠져나갔지만 기록적인 폭우와 강풍으로 제주 섬을 휩쓸고 간 만큼 날이 밝고 추가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KCTV뉴스 양상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철, 김용민, 좌상은, 박주혁
화면제공 : 제주소방안전본부
김용원 기자
yy1014@kctvjej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