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기자>
"올해 제주 4.3은 어느 해보다 큰 진전을 이뤘습니다. 특별법 개정으로 실질적인 명예회복과 피해보상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4.3 해결과 희생자 치유에 한 발 더 가까워진 한 해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개정된 4.3 특별법에 군사 재판 수형인에 대한 재심 조항이 담기면서 지난 3월 수형인 73명에 대한 역사적인 첫 재판이 열렸고 모두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변진환 / 검사>
"피고인들은 내란죄 또는 국방경비법 위반 죄로 기소됐으나 희생자 신고인, 유족, 인우보증인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군인과 경찰에 의해 연행돼 군법회의에 의해 처벌받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들이 내란죄 또는 국방경비법 위반 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이후 20여 차례에 걸친 재심 청구가 이뤄졌고 500명이 넘는 수형인이 뒤늦게나마 명예를 되찾았습니다.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90대 생존 수형인에 대해 검찰이 처음으로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고 신속히 무죄 선고도 이뤄졌습니다.
<박화춘 / 4·3 생존수형인(97세)>
"너무 고맙고. 할 말이 많아도 할 수가 없네요."
법무부는 직권 재심 대상을 일반 재판 수형인까지 늘렸고 4.3 전문가로 구성된 일반재판 자문단도 출범시키면서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남은 수형인들을 재심 청구하는데만 2년이 걸리는데다 일반 재판 수형인까지 재심 대상에 포함할 경우 검찰 인력 충원은 필수여서 관련 조직 확대가 급선무입니다.
무죄 선고 받은 수형인들이 형사 보상에 대한 입증 책임을 도울 수 있는 제도 개선이나 배려도 필요해 보입니다.
<김세은 / 4·3 재심사건 변호인>
"(직권 재심 단계에서) 검사나 변호사나 판사가 적극적으로 그런 사실들을 들여다보고 그런 내용을 판결문에 담는다면 추후에 이뤄지는 실질적인 보상의 단계에서 유족이나 희생자분들이 훨씬 더 수월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명예회복과 함께 4.3 해결에 또 다른 축인 희생자 보상도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1인 당 최대 9천만 원이 책정된 보상금은 현재까지 희생자 600여명에게 지급됐습니다.
<윤병일 / 행정안전부 과거사지원단장>
"이제 시작입니다. 한 분도 보상금 지급이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 5년간 저희들이 실무적으로 차질 없이 준비해서 유족분들을 위로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후유 장애인 같은 일부 희생자들에 대한 차등 지급 논란이 빚어졌고 보상금 지급을 계기로 복잡하게 얽혔던 가족관계 불일치 문제도 수면 위로 떠 올랐습니다.
전수조사와 관련 용역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임종 / 4·3 희생자유족회장>
"가족관계 아버지, 어머니를 찾지 못하고 살았던 분들이 이번 시행령이 제대로 마련되고 입법화가 된다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그 법에 의해서 70여 년 한을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밖에 4.3 일반재심 재판 수형인의 직권 재심을 법제화하는 특별법 추가 개정과 4.3 재산권과 물적 피해 조사, 그리고 최근 4.3 전국화에 찬물을 끼 얹은 교과서 역사 기술 논란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
"올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4.3 재심 재판이 더 속도를 내고 더 많은 희생자들이 피해 보상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75주년을 맞아 해묵은 4.3 현안들이 해결되며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이 이뤄지는 치유의 해로 기록될지 주목됩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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