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자치경찰에 처음 적발된 가축분뇨 재활용 업체의 분뇨 무단 투기가 상습적으로 이뤄진 건 허술한 법망도 한 몫 했습니다.
수차례 불법 행위에도 경미한 행정 처분에 그치면서 제도 개선이 시급해지고 있습니다.
김용원 기자입니다.
초지에 가축분뇨 수천톤을 무단 투기하고 분뇨가 흘러 들어간 하천을 매립까지 한 재활용업체.
연간 처리량 1만 3천 톤의 2배, 3배 웃도는 분뇨를 초과로 받아 정화 과정 없이 없이 장기간 버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강지경 / 제주도자치경찰단 수사관>
"이 업체는 하루 자원화할 수 있는 처리량보다 두, 세배 초과 수거해서 위탁처리 비용을 받고 수거한 분료의 저장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 배출해온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주체가 양돈장이었다면 곧바로 폐쇄까지 될 수 있는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업체는 버젓이 영업이 가능했습니다.
제주시로부터 지난 3년 동안 무려 12건의 개선 조치 행정 명령이 내려졌지만 폐쇄나 영업 정지 같은 처분은 받지 않았습니다.
2017년 가축 분뇨 동굴 매립 사건 이후 양돈장에 대한 규제는 강화된 반면 재활용업체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양돈장은 2018년 개정된 제주도 조례에 따라 단 한 번의 무단 유출에도 사용 중지나 허가 취소 또는 폐쇄 명령을 받습니다.
하지만 가축분뇨법 신고 대상인 재활용업체는 이 같은 처분 기준이 없고 3번의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폐쇄가 가능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제주시 재활용 업체 17곳에 내려진 행정처분은 20건이 넘지만 폐쇄명령을 받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액비 차량에 부착된 GPS 추적 조사나 일년에 두 차례 있는 분뇨 수질 검사 만으로는 감독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제주시는 지난 5월, 재활용업체의 불법 행위에 대한 처벌 기준을 축산농가와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하도록 하는 가축분뇨법 개정을 환경부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 형평성 논리에 부딪히며 법 개정은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김지용 / 제주시 환경보전팀장>
"축산 농가와 가축분뇨 유출에 따른 행정처분 기준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했습니다. (가축분뇨법은) 전국 지자체가 동일하게 적용받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해서 처분 기준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제주의 양돈 특수성을 감안해 재활용업체 지도 감독 권한을 환경부에서 제주도로, 적용 규정도 가축분뇨법에서 제주도 조례로 권한을 이양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 논의도 뒤늦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있으나마나 한 처벌 규정과 이를 악용한 분뇨 재활용업체의 불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난 가운데 관행처럼 뿌리내린 건 아닌지 도내 가축분뇨 재활용업체에 대한 전수 조사와 함께 처벌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강도 높은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KCTV뉴스 김용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철, 그래픽 소기훈, 화면제공 제주도자치경찰단)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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