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제주에서 시범 시행된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시행 초기 일부 반발에 부딪혔지만 환경보호라는 도민과 관광객들의 호응으로 일회용컵 반환율이 크게 오르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도내 많은 음료 매장들이 보증금제 참여에서 이탈하면서 공든컵이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보증금제를 계속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보도에 허은진 기자입니다.
482만 2천312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시범 실시된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3개월 동안 제주에서 반환된 일회용컵 갯수입니다.
컵을 차곡차곡 쌓았을 경우 높이는 48km 정도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의 길이 30km를 훌쩍 넘기는 수준입니다.
제도 시행 초기 일부 매장이 형평성 문제로 반발하기는 했지만 점차 제도가 안착되며 지난해 8월에는 무려 81만 개가 넘는 일회용컵이 반환됐고 10월과 11월에는 78%가 넘는 높은 반환율을 나타내며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 같이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안착되는 듯 했지만 최근 들어 보증금 바코드가 부착된 일회용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환경부가 보증금제 전국 확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사실상 매장 내 종이컵 사용 금지 철회 등 일회용품 정책이 후퇴하면서 도내 저가 음료 매장 대부분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를 이탈했기 때문입니다.
<김정도 /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환경부가 제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이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일종의 메시지로 작용을 하는 것 같고요.
일부 매장들 같은 경우에는 어차피 제도가 폐기되거나 후퇴할 게 뻔히 보이는데 왜 제도에 참여해야 되냐 이런 종류의 생각들이 이탈의 이유로 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제주도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올해도 계속 추진할 방침입니다.
지자체 자율 시행이 현실화하더라도 지역 브랜드 매장이나 개인 카페 등 도내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계획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자체가 조례로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했고 정부가 지난해 초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실제로는 이렇다할 진척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근식 / 제주도 자원순환과장>
"플라스틱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줄이려고 노력을 할 겁니다. 그 일환 중에 하나가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인데 정국이 어떤 방향성을 갖든 상관없이 저희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쭉 끝까지 밀고 나갈 생각입니다. 제도들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은 부분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확대와 대상 매장 확대 등을 담은 관련법 개정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은 총선 이후에야 나올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제주도가 여전히 강한 행정 의지를 보이는 만큼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제대로된 안착과 확대를 위해 참여 이탈 매장과 도민들의 동참을 다시 한번 어떻게 이끌어낼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CTV뉴스 허은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