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전통 이사철인 신구간이 시작됐습니다.
이 시기에 이사를 하면 궂은일을 피할 수 있다는 속설 때문에 과거엔 이사 행렬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풍습이 차츰 희미해지고 부동산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신구간 풍경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김지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내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사다리차에 실린 이삿짐이 하나둘 올라가고 집 안에선 짐을 정리하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제주만의 특별한 이사 풍습인 신구간을 맞아 새 보금자리를 장만한 만큼 입주민의 마음은 한결 더 가볍습니다.
<김보라 / 제주시 애월읍>
"할머니 신 여행 간 틈에 저희가 이사를 하게 돼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고요. 또 저희 남편이 인테리어를 해서 집이 너무 예쁘게 잘 나와서 여기에서 사업도 더 대박 나고…"
지상에 내려왔던 신들이 한 해 임무를 마치고 천상으로 잠시 올라간다는 신구간.
예부터 제주에서는 이 기간에 이사나 집수리를 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이로 인해 집 계약과 이사가 몰렸었지만 현대사회 들어 풍습이 차츰 희미해지면서 예전과 같은 신구간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올해 신구간은 고금리 등의 여파로 부동산 경기까지 냉랭해지면서 더욱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이 이삿짐 업체도 신구간에 많으면 하루 3건을 작업했었지만 올해는 평균 1건으로 줄었고 작업이 없어 쉬는 날도 생기고 있습니다.
<장주철 / 이사업체 관계자>
"지금 건설 경기가 안 좋으면서 이사를 미루는 분도 많이 있는 것 같고 그러면서 예전에 비해 이사량이 준 것 같습니다."
가구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신구간이 되면 몰려드는 주문들로 쉴 틈이 없었지만 몇 해 전부터 특수가 사라졌습니다.
<최원우 / 가구업체 대표>
"예전과 다르게 신구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때는 구매가 한 번에 이뤄져서 많이 바빴는데 지금은 신구간에 상관없이 꾸준히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제주의 전통 이사 풍습인 신구간.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시대 흐름과 침체된 부동산 시장 속에 그 의미가 약해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영상취재 좌상은)
김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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