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제주인 100년] ① 흐릿해지는 기억
최형석 기자  |  hschoi@kctvjeju.com
|  2024.09.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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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제주인 1세대들은 어려운 처지에도 고향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왔습니다.

60, 70년대 마을길 개설이나 상수도, 전기 시설 등 기반시설은 재일제주인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 중에서도 학교를 짓거나 기자재, 학용품 같은 교육분야 기부는 두드러졌습니다.

제주인 특유의 고향 사랑과 배움에 대한 관심과 열정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들의 공헌은 흘러가는 세월 만큼이나 빠르게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KCTV제주방송은 재일제주인 이주 100년 역사를 통해 우리가 기리고 감사해야 할 기억들을 기록해 나가는 기획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추석 명절을 앞둔 오사카 재일 제주인들의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최형석, 현광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일본 최대의 재일제주인 밀집지역인 오사카시 이쿠노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600여 미터의 히라노 운하

1920년대 강제로 끌려오거나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등진 제주인들이 맨손으로 일궈낸 결과물입니다.

[최형석 기자]
"재패니스드림을 꿈꾸며 고향을 떠나온 제주인들은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어렵게 살아가야 했습니다."

차별과 생활고로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제주인들이 자연스럽게 히라노 운하 주변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츠루하시 시장과 오사카 코리아타운도 재일제주인들이 생활 물품을 구하기 위해 시장을 만든게 모태가 됐습니다.

얼핏 보면 제주시 동문시장 처럼 여겨질 만큼 제주인의 삶의 모습이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1세대들이 돌아가시기 시작한 20여 년 전부터 시장 풍경은 사뭇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제주 출신들이 운영했던 가게들은 다른 지역 출신이나 일본 현지인들로 채워지면서 제주인의 흔적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김형여 / 재일제주인(츠루하시 시장 상인)]
"다 돌아가시고 그 다음에는 자식들이 하느냐 하는게 아니고 그 다음에 육지에서 오신 분들이 다 하는 것 같더라고요."

재일제주인은 1989년 11만7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199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에는 7만4천여 명으로 추정되는데 30년 동안 4만 3천여 명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됩니다.

1세대들이 돌아가시면서 추석 명절 분위기도 이젠 다 옛일로 잊혀지고 있습니다.

[오정자 / 재일제주인 2세(코리아타운 상인)]
"옛날에는 제사 있다 하면 동네 사람들도 다오고 명절에는 친척들이 막 오고 이래했는데 이제는 그런 건 다 옛날이여 옛날"

살아남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재일제주인.

섬 사람이라는 이유로 차별의 차별까지 받아온 1세대들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고향에 대한 애정을 보냈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대를 거듭하면서 그 기억마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KCTV뉴스 최형석입니다.

(영상취재 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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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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