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TV는 개국 30주년을 맞아 지방소멸을 주제로 기획뉴스를 선보입니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열악한 교육, 주거환경 등이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의 핵심 문제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번 기획에선
특히 주거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을 짚고
인구 유입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첫 번째 순서로
사람 없는 집이 늘어나고 있는 읍면 소멸의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김지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제주시 한경면의 한 마을입니다.
사람이 떠나고
비둘기가 점령한 3층짜리 폐허 건물이 음산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또 다른 건물은
덩굴에 완전히 잠식됐습니다.
마을 내 한 주택으로 들어서자
마당에는 수풀과 나뭇가지들이 무성하게 자라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 관리 손길이 닿지 않으면서
곳곳에 녹이 슬고
지붕은 페인트가 벗겨졌습니다.
집 내부는
옷가지와 각종 생활용품 등이 널브러져 있고
쓰레기와 먼지도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달력은 2008년 12월에 멈춰있습니다.
1년 넘게 전기와 가스 사용량이 없는 빈집으로
거주자가 떠난 이후 방치돼 이제는 흉가가 됐습니다.
이 주택을 중심으로
반경 200미터 안에는
이 같은 빈집이 열두 채나 몰려 있습니다.
늘어난 빈집을 바라보는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인터뷰 : 김기생 / 마을 주민>
“예전에는 마을에 활기가 있었는데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빈집도 생기고...”
<인터뷰 : 김열자 / 마을 주민>
“빈집을 좀 저렴하게 누구한테 주든가 하면..마을에 사람이 더 들어오면 우리야 좋지..”
제주도가
지난해 빈집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1년 이상 방치된 곳은 1천 100채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66%가 농어촌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읍면 단위로 보면
한경면에 가장 많은 9.5%가 분포하고 있고
뒤를 이어 한림읍과 애월읍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탠드업: 김지우>
"사람이 살지 않아 비어 있는 집은
이처럼 외곽지역의 오래된 주택만 있는 건 아닙니다."
영어교육도시에서 차로 10분여 떨어진 한경면에 신축 주택.
준공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지난 2월 기준 전체 99세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8세대가 분양되지 못하고 비어있습니다.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2천600세대가 넘는데
이 가운데 58%가 읍면지역에 몰려있습니다.
2천800세대를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읍면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늘어나는 건
인구 감소가 주요 원인입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감소 규모는 1천74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인구 순유출 규모는 3천360여명으로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도내 43개 읍면동 가운데
22곳이 인구 감소 위험 지역입니다.
이중 13곳은 고위험 지역이며 9곳은 감소위험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읍면지역은 3곳을 제외하면
모두 인구 감소 위험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인터뷰 : 김세일 / 제주연구원 전문연구원>
"최근 3년간 읍면동별로 주민등록인구가 얼마나 늘었고 줄었는지 살펴봤을 때 읍면 지역과 원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70% 이상의 감소가 나타났습니다. 반면 애월읍과 조천읍을 포함한 일부 읍면 지역과 아라동과 연동 등 이제 도심 지역을 포함한 9개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구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구 유출로 빈집이 늘고 주택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외지인을 겨냥한
고분양가 주택들이 공급되면서
미분양까지 급증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인구 감소의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공공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 전성제 /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
"선호되는 지역에 선호되는 주택을 공급하거나 재정비한다 하는 것은 민간에 충분히 맡겨 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아닌 지역들 같은 경우에는 공공의 역할이 더 중요하고 더 커져야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제주시의 구도심이라든지 제주시의 관광지로서 각광받지 않는 일반적인 농어촌 지역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그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사실 이제 그런 것들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엄밀히 잘 고려를 하면서 거기에 맞추어서 정부가 민간에 맡길 것은 맡기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서 재정비를 하든지…"
읍면지역의 심화되고 있는 빈집과 미분양 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마을은 사라지고 지방소멸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KCTV뉴스 김지우입니다.


